백석동 종합운동장내 산책로.
천안 시민들의 봄나들이가 부쩍 늘었다. 아니, 무더움의 기승 속에 처음부터 봄 없는 여름이 시작된 지 오래다.
천안 관내 휴식처로는 어디가 좋을까. 몇몇 이들에게 물어보니 천안삼거리 공원이 제일이란다. 휘휘 늘어진 능수버들 바람 아래 잠이라도 청할라 치면 신선이 따로 없다고. 연못을 중심으로 능수버들과 푸른 잔디가 널따랗게 펼쳐진 삼거리 공원은 찾는 이도 가족단위 아님 단체 꼬마손님들의 휴식처로 각광받고 있다.
반면 태조산 공원관리사업소는 삼거리와 약간의 격을 두고 있다. 삼거리 공원이 ‘청결’‘순수’ 의미를 담고 있다면 이곳은 ‘투박’‘분방’의 이미지다.
요즘은 주말 3천명, 평일 1천여명이 다녀간다. 가족단위나 꼬마손님들의 방문은 삼거리와 다를 바 없지만 친목단체, 직원간의 야유회도 상당수 끼여있다.
이 때문에 계곡을 따라 고기굽는 냄새가 진동한다. 가족단위도 ‘고기굽는 장소’로 인식, 삼거리가 금지 인식이 강한 반면 이곳은 고기와 술이 빠질 수 없다. 방문객들의 고기 수요 증가에 따라 구내 매점에서 고기를 팔 정도.
관리소 박상옥씨는 “고기굽는 것도 좋지만 3곳의 취사장 인접지대에서만 했으면 좋겠다”며 잔디밭에서조차 불피우는 이가 있다고 한숨. 공원관리사업소는 최근 운동장에 인조잔디를 설치, 사계절 이용을 가능토록 했으며 3월부터 분수대가 가동돼 더위를 가셔주고 있다. 게다가 물썰매장 개장을 얼마 앞둬 시민들의 발걸음이 부쩍 늘 것으로 보인다.
차량 한 대당 1천원을 내면 하루 종일 즐길 수 있어 부담없다. 각광받는 휴식처는 이곳 말고도 풍세면에 위치한 태학산 자연휴양림과 백석동 종합운동장 내를 들 수 있다.
자연휴양림은 송림으로 우거진 맑은 공기와 각종 휴게시설, 게다가 3시간이면 돌아올 수 있는 태학산 등산로가 방문객을 반기고 있다. 멋드러진 조경을 맛보기로는 종합운동장이 제격이다.
5백년 풍수를 겪은 팽나무의 푸르름을 중심으로 수십·수백종의 지피식물들이 인공 내와 연못가를 두르며 만개한 꽃향기를 뿜어내고 있다.
이외에도 성남면 도로변과 원성동 유량로길에는 황금빛 금계국이 활짝 피어 지나는 행인들의 걸음을 붙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