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갠 후
웅덩이 가생이에 낀
노오란 띠
송홧가루의 띠
바람 불면 잔주름 지는
사월의 무늬
▣ 엊그제 내린 비로 꽃들이 많이 졌습니다. 소리 없이 자분자분 내린 비에 봄이 가고 있습니다. 어려서 제삿날 송홧가루로 만든 송화다식을 먹던 때가 그립습니다. 이맘때면 꾀꼬리 울음 속 송홧가루가 창문 턱에 노오랗게 쌓일 텐데, 비가 온 탓으로 물웅덩이 가생이에 띠만 맺었습니다. 사월의 띠이자 무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