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부 동원 문제에 대해 맹주량 학생처장으로부터 해명을 듣고 있는 순천향대 체육대 학생들.
운동부 동원으로 같은 학생을 진압하는 사태가 발생, 순천향대학교(총장·서교일)가 시끄럽다.
등록금 투쟁으로 대학본부를 점거하던 순천향대학교 총학생회를 대학관계자가 다시 탈환하는 과정에서 운동부를 동원해 물의를 빚었다.
또 영문도 모른 채 투입됐던 체대 운동부원들이 뒤늦게서야 사태를 파악,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등 등록금 투쟁문제에서 폭력과 학생, 학교간의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순천향대 총학생회(총학)는 자격미달을 이유로 아직 총학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상태에서 학내 민주화 쟁취·국가교육재정 6%확보·등록금동결 등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 지난 3일(목) 대학본부를 점거했다.
지난 22일 오전 11시경 대학관계자들은 부총장을 선두로 교수, 교직원, 일부 학생 등 1백여명을 동원해 대학본부를 진압하기에 이르렀다. 이 과정에서 대학본부를 지키고 있던 학생들이 교수, 교직원, 학생들에 의해 떠밀리고 몇몇 교수와 학생이 찰과상을 입는 등의 사고가 발생했다.
이 폭력현장에 투입됐던 사람은 이 대학 하키부, 테니스부와 ROTC 학생들.
조범기 체육대 학생회장은 “총장보호와 폭력사태를 진정시켜 달라고 했다. 막상 투입돼 보니 등록금 투쟁중인 상황이어서 당황이 됐다. 우리 스스로도 말도 안 되는 일에 휘말리게 돼 화가 나고 체대 4백 학우의 모든 명예가 실추됐다”며 격분했다.
당초 투입 당시 학교측의 태도와 상황에 대해 묻자, 체대 학생들은 “더 깊은 얘기는 할 수 없으나 운동부 지원을 빌미 삼아 학교측이 지원을 그치겠다는 말도 들었다. 총학 선출 때 비운동권을 뽑으라고 학교측의 권고를 받은 적도 있다”고 말해 충격을 던져줬다.
이에 대해 하키부 코치는 “지원을 빌미 삼아 동원된 것은 아니다”며 “지시가 아니라 학생들에게 폭력사태가 없도록 요청한 것이다”고 말했다.
같은 날 오후 2시 학생처장과 등록금 투쟁 관련 학교관련자로 구성된 비대위가 사태 수습에 나서며 체대학생들이 모인 가운데 맹주량 학생처장이 학생들 앞에 사과했다.
그러나 동원사유에 대한 구체적 설명이 없자, 체대 학생들이 크게 반발했다.
체대학생들은 20여년전 시위에나 가능했을 법한 비민주적인 학교의 태도에 대해 개탄을 금치 못했다.
곽상욱 총학생회장(제어계측과 4년)은 “학생들을 폭력으로 진압하는 학교당국, 제자들이 가는 길에 함께 가지는 못할 망정 제자들이 무참히 폭력에 짓밟히는 것을 묵묵히 바라만 보며 학교당국의 입장을 대변하는 교수들. 이것이 순천향대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총학은 일주일 내에 어떠한 결과든 등록금 투쟁과 학원의 민주화를 쟁취하겠다는 피켓을 내걸고 아산시청 앞에서 지난 24일(목)부터 2인 시위를 하고 있다.
이들을 바라보는 대학생들은 이 사태가 수습되기 위해서는 현재 총학을 자처하는 곽상욱, 김미복 학생이 총학의 이름을 버리고 학내 등록금 투쟁에 관심있는 각 단과대 회장들과 규합해 비상대책위원회를 소집, 투쟁해 줄 것과 총학의 이름을 다시 찾기 위해 대의원과 계속적인 상의를 해줄 것을 요구했다. 또 학생들과 격한 상황에까지 처하게 방관한 현재 학생처장이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한다는 의견으로 학내가 술렁이고 있다.
▶학내분규 일지
-5월 3일:총학생회 등록금 인상 투쟁 대학본부 점거 농성
-5월21일:11시 대학관계자 대학본부 진입. 운동부원 동원 학생들간 감정고조
-5월23일:새벽4시40분 대학본부 2층 창문을 통해 대학본부 재점거
-5월23일:오전 12시 총학생회 폭력사태와 등록금에 대한 기자회견
-5월23일:오후 2시 대학관계자 운동부 동원에 대한 사과, 진상규명이 안돼 체대학생반발
-5월23일:오후 3시 대학관계자 학생에게 보내는 글 통해 사태해결 약속
-5월24일:총학생회 아산시청 앞 1인 시위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