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나무는
산 나무를 지탱하느라
죽어서도 서 있다
비스듬히 서 있다
서쪽으로 가는 기러기도
혼자 가지 않는다
지친 이 겪려하느라
쉼없이 끼룩인다
공사장의 일꾼도
투닥투닥 소리를 낸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수십 번 마음을 쏟아
한 번의 망치를 내리친다
살아있는 것들은
혼자 가지 않는다
죽은 이들도
혼자 가지 않는다
내 안에서
같이 걷는다
▶ 시인 김다원(65)은 역사를 전공한 교사출신으로, ‘허난설헌 문학상’과 ‘천안시 문화공로상’을 받았다. 지금은 천안수필문학회 회장이자 충남문인협회 이사, ‘수필과 비평’ 충남지부장을 맡고 있다. 시인으로서의 그는 첫시집 ‘다원의 아침’에 이어 ‘천안삼거리’, ‘보내지 않은 이별’을 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