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철폐 행동에 나서 시민운동가들
장해솔(10)양은 학교에 다니지 않는다. 초등학교에 다니긴 했지만 공교육에서 해솔이는 별로 배울 것이 없다고 말한다.
학교를 다니지 않는다는 이유로 해솔양을 가엽게 쳐다볼 때는 당당한 목소리로 안 다니고 있는 이유를 말하기도 한다. 그런 목소리를 이번 「차별철폐를 위한 100일 문화행진」에 담았다.
100일 동안 어른과 같이 모든 차별을 벗어버리기 위한 걷기 운동에 참여한 것이다.
김자영씨도 마찬가지. 가부장 중심의 가정에서 차별 받고 있는 주부들을 대신해 걷기에 나섰다. 김태영씨도 뇌성마비로 휠체어로 밖에 이동할 수 없는데 장애인 보행권이 확보되지 않은 정부의 차별적 정책에 반대하며 걷기 운동에 참석했다.
이렇게 차별을 반대하며 8명의 활동가들이 지난 27일(화)과 28일(수) 아산, 천안을 방문했다.
서울 청계천 전태일 열사 분신장소에서 출발해 울산까지 100일 동안 1일 평균 20km를 걷는다. 매일 저녁에는 1~2시간 정도의 거리공연을 진행한다.
진행마당쇠인 기만서씨는 “차별은 모든 사람들의 차이를 인정하지 않는데서 비롯된다”며 “자기보다 못하다고 해서 차별하기보다는 차이를 알고 같이 잘해 나갈 수 있는 방향을 만들어 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차별철폐를 위한 문화행진에서 원하는 것은 비정규직, 이주노동자, 장애, 여성, 교육, 가부장적 권위 등 모든 차별철폐를 위한 공동행동의 장이 되어야 한다는 것.
김자영씨는 “사실 자신이 차별을 당하면서도 잘 모르고 살죠. 가정내에서도 여자의 역할만을 강요 당하고 아직도 조금만 목소리를 높이면 ‘여자가 무슨…’하는 무시를 당하면서도 그저 이해하려고만 하고 집안내에서 어떻게 이겨나가야 할지 모르고 있어요”라고 말한다.
자신은 그렇지 않다고 하면서 장애인을 볼 때, 여자를 볼 때, 비정규직 노동자를 볼 때 차별의 눈으로, 행동으로 대하고 있진 않은지 생각해 보라는 것이 이들의 말.
평등하다는 말. 너무 흔한 말이지만 생활 속에도 이 말이 살아있길 이들은 원하고 있다.
이날은 아산 시민운동가들도 참석해 하루 동안 같이 도고면에서 온양온천역까지 10km를 걷기도 했다.
차별철폐의 대변인을 자처하는 장해솔양은 “학교에 다니는 것보다 걸으면서 배우는 것이 더 많아요. 뜨거운 도심을 걷고 있을 때, 물을 건네주는 농부 아저씨들, 쉬어가라며 잠자리를 내주는 사람들… 학교에선 이렇게 따뜻한 정을 배우지 못했다”고 말한다.
해솔양은 “100일 동안 건강하게 걸을 거구요”라며 무엇보다 이 작은 운동을 통해 차별이 없어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들은 이날 아산~천안을 거쳐 현재는 대전을 향하고 있다. 이들은 차별철폐를 찬성하는 사람이라면 100일은 참석하지 못하더라도 구간별 참석은 가능하다며 동조자들을 구하고 있다. 문의:www.lcnet.org/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