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우리 엄마/방에 모셔놓았지/어디 가지 말라고/ 일러두었건만/나몰래 외출하신/우리 엄마//동생아/액자 속에/담겨 있구나//
9살 시인 박가람양이 엄마가 자신 몰래 동생과 외출한 것을 원망하며 쓴 시다. 어느 대회에 대상을 받은 것도, 특별히 선생님의 칭찬을 받은 것도 아니지만 조그만 책자에 이 시가 실렸다.
(사)어른이도서연구회 아산동화읽는어른모임이 두 번째 책자를 펴낸 것. 동화읽는어른모임의 회원 글과 회원 자녀들의 글도 함께 실렸다.
회원들의 유대와 정감있는 사회를 만들어 내기 위해 펴낸 8페이지 분량의 소책자이지만 이곳에는 정이 가득하다. 회원들이 좋아하는 꽃, 팝송, 아끼는 물건, 혼자 있을 때 무엇을 하는지도 자세하게 나와 있다. 그러나 독자는 40여명. 40여명밖에 못 보는 소책자이지만 “우리가 함께 있다는 것을 느끼고 싶고 작은 느낌들도 주고받으며 함께 성장하고 싶다”고 김영미 회장은 말한다.
아산시민모임 회장 임인수 목사가 만드는 새암소식지도 어느덧 108호째 소식지를 발간했다. 건강에 관한 토막이야기를 비롯해 아산시에서 1월부터 활동했던 내용들, 회원들의 작은 글이 실려 있다. 10페이지도 되지 않지만 새암 소식지를 받아보는 사람들은 일간지나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잡지보다 더 재미나고 소중하게 읽는다.
바로 자신이 주인공이고, 자신을 다룬 내용이며 성장일지이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더라도 같이 정을 나누며 큰 꿈을 만들어 가기 때문이랄까.
“책 한번 만들기 정말 힘들어요. 원고 받기도 힘들고 편집하기도 힘들고… 기자님은 어떻게 신문을 만드신데요”하며 김영미 회장은 엄살을 부린다.
임인수 목사도 “정기적으로 만드는 소식지도 아니고 그냥 생각날 때 한번씩 내지요. 그래도 답장메일이 많이 오는 것 보면 마음이 흐뭇하다”며 “중단하지 않고 계속해서 따뜻한 이웃 소식을 담겠다”고 말한다.
정치가나 연예인들이 만들어 가는 얘기보다 자신들의 살아가는 이야기를 더 소중히 여기면서 몇부 되지 않는 작은 책자를 소중히 보관하며 이들은 흐뭇한 미소를 띄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