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호 노무사
Q.
어릴 적 고향집 인근마을에 석면광산이 있었고, 성인이 된 후 석면노출이 의심되는 사업장에 다닌 적이 있습니다. 고향집을 떠난 지 약 60년, 석면노출 의심 사업장을 퇴직한지 약 30년이 지났는데, 폐에 ‘악성중피종’이라는 암을 진단받았습니다. 석면노출 의심 사업장은 오래 전에 폐업되고 없는데, 산재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요?
A.
악성중피종은 흉막이나 복막에 생기는 매우 드물고 치명적인 암입니다. 석면에 노출되면 악성중피종에 걸릴 가능성이 높고, 노출수준과 상관없이 악성중피종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석면 노출 이후 악성중피종이 발병하기까지의 잠복기는 최소 10년 이상이며, 평균 30-40년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악성중피종의 이러한 특성을 고려할 때, 약 60년 전 고향집에서 환경성 석면 노출에 의한 ‘환경성 암’이라기보다 약 30년 전 사업장에서 직업성 석면 노출에 의한 ‘직업성 암’일 가능성이 더 높을 것으로 보입니다.
아울러, 환경성 석면 노출에 의한 악성중피종의 발생위험은 노출원(석면 광산 등)에서 약 2km 이내에서 가장 높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만일, 고향집이 석면 광산으로부터 2km 밖에 위치했었다면, ‘환경성 암’이라기보다 ‘직업성 암’일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입니다.
석면은 1960년대 산업화 시기부터 국내에 사용되었는데, 그 유해성이 잘 알려지지 않아 1990년대까지 사용량이 급증했습니다. 특히 불에 잘 타지 않는 특징 때문에 건축자재 및 보온재 등 광범위한 분야에 무분별하게 사용되다가, 2009년부터 석면을 규제하기 시작했습니다.
따라서 석면노출이 의심되는 사업장에서 약 30년 전에 퇴직했다면, 석면에 대한 규제가 없던 시절이었으므로, 지붕슬레이트나 벽체 등 사업장 건축물의 파손 및 보수작업 과정에서 직간접적으로 석면에 노출되었거나, 또는 석면이 함유된 제품이나 작업도구 등을 사용하는 과정에서도 석면에 노출될 개연성이 높았을 것입니다.
참고로, 역학조사결과 현재는 석면이 검출되지 않았으나 석면 규제가 없던 과거에 석면이 함유된 고철을 취급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아 제철소 기중기 운전원에게 발생한 폐암을 직업성 암으로 판단한 사례와, 마찬가지로 역학조사결과 비록 사업장이 오래 전에 폐업되었지만 석면 규제가 없던 과거에 석면이 함유된 건축자재와 석재를 취급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아 석재연마원의 악성중피종을 직업성 암으로 판단한 사례가 있습니다.
다만, ‘직업성 암’은 산재로 인정받기 어려운 질병이고, 사업장이 오래 전에 폐업되어 석면노출을 입증하는 것이 쉽지 않으므로, 되도록 공인노무사 등 전문가의 상담을 받고 산재를 신청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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