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 스탬프 찍기에 모여든 아이들.
병천 유관순 열사 사적관리소에 때 아닌 태극기 바람이 불고 있다.
일명 ‘태극기 스탬프 찍어가기’ 프로그램이 관람객들에게 큰 호응을 받고 있는 것. 4월 개시 후 스탬프(도장)를 찍어가는 방문객은 하루평균 1천명. 사적관리소측은 현재까지 ‘5만장’으로 추산했다. 성수기철을 맞아 일일 3천여명이 방문하는 것을 감안하면 상당한 인기품목이다.
여수 여강중학교에서 왔다는 한 남학생은 “유관순 열사 방문기념의 흔적을 가져갈 수 있어 좋다”며 자신이 찍은 작품(?)을 보여줬다.
학생들, 특히 초등학생에게 인기있는 이 체험코너는 서로 먼저 찍으려는 통에 난리를 겪는 게 다반사. 동행 선생들은 “차례 차례”만을 외치며 통제불능인 학생들을 멋쩍게 바라볼 뿐이다.
방문객이 찍어가는 용지는 3?1운동 당시 사용했던 태극기를 상단에, 현재의 태극기를 하단에 직접 스탬프로 찍을 수 있도록 마련했다. 또한 뒷면에는 유관순 열사의 이력을 간단히 소개한 영정사진을 넣어 놓고 있다.
박정수 사적관리소장은 “종이가 모자라 이번 추경에 15만매를 신청했다”며 전국에서도 우리 사적소에만 있는 특색거리가 돼가고 있다고 자랑이다.
아직 고심거리는 남아있다. 스탬프가 크다 보니 웬만한 기술로는 모양새가 안 나온다. 골고루 묻히고 찍어도 한가운데의 태극모양이 흐릿한 상태. 이 때문에 장당 40원의 버려지는 용지가 코너 한쪽에 수북하다.
김두환씨가 찍는 요령을 알려주지만 수천명의 방문객을 상대할 수는 없는 일. “도장 기술자들과 방법을 상의해 아무나 쉽게 찍을 수 있도록 개선”할 생각임을 알린다.
30대 말로 보이는 한 여성은 잘 찍은 상태를 들고 “아줌마의 힘”이라 너스레를 떨기도.
여하튼 태극기 특수는 3·1절, 2002 월드컵 이후 세 번째 맞는 사적관리소만의 특색있는 자랑거리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