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백호 호서대 교수
“참 쑥스럽네요. 동네에서도 잘 모르는데 인명사전이라니.”
호서대 벤처전문대학원 교수인 정백호(42) 교수가 마퀴스에서 우수한 연구업적을 인정받아 2003년 6월 출판예정인 마퀴스 세계과학공학 인명사전 7판 (MARQUIS Who’s who in Science and Engineering 7th Edition) 에 약력 등재 결정됐다.
세계과학공학 인명사전에 등재된 우리나라 과학인은 몇 명 되지 않는다. 노벨과학상 수상하기만큼 어렵다는 이 사전에 등재되기까지는 끊임없는 연구와 노력이 없었다면 어려운 일.
과학인 사이에서도 학위보다 어려운 일임을 알기에 이곳에 등재되면 모든 과학인이 찬사를 보낼 정도다.
정 교수가 연구해 오던 것은 「안테나와 3차원 임의 형상의 전자파 응답신호 해석」에 관한 것이다. 일반인에게 한글로 읽혀지지만 전혀 무슨 뜻인지 조차 알 수 없는 분야. 정 교수는 이 제목이상 쉬운 설명은 없다고 말한다. 쉽게 접근하기 조차 어려운 분야를 연구한다는 게 정 교수로서도 어려운 일이다.
“일반인에게도 이해시키기 어려운 연구를 하고 있다는 게 참 고독한 싸움이다”며 “연구 자체가 혼돈 속에서 질서를 이끌어 내는 것처럼 처음은 힘들지만 이제 나름대로 내 분야를 개척해 나갔고 이제는 즐거움이 됐다”고 말했다.
지난 97년부터 정 교수는 호서대 전기정보통신공학부 교수로 재직하면서 다른 연구원들이 다들 집에 간 사이에도 연구하는 일을 멈추지 않았다.
“내일이면 집에서 쫓겨날 겁니다. 아내가 많이 참지요. 일 하는 사람 곁을 지키는 사람들이 저보다 힘들겁니다”라며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건넸다.
연구활동과 논문을 성실히 발표하면서도 가장 보람있는 일은 따로 있다.
젊은 과학도들이 열심히 정 교수의 뒤를 따른다는 것. 요즘 이공계에 젊은이들의 지원이 적다는 걱정이 나오고 있지만 정 교수는 전혀 걱정 할 바가 안 된다고 한다.
“예전에는 이공계를 너무 많이 지원했지만 지금은 질적인 인재만 지원하고 있다”는 게 그의 평.
그는 특히 모든 연구의 공로를 제자들과 미래의 과학도들에게 돌렸다.
“아내보다 나를 잘 알고 있는 것이 제자들일 겁니다. 오늘의 연구가 있기까지 제자들 노력의 대가고요. 저를 믿고 도와주는 제자들을 위해 열심히 연구하고 모든 공로를 그들에게 돌리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제자 중 누구를 가장 키우고 싶냐는 말에 정 교수는 누구라고 말할 것도 없이 “모두”라고 답했다.
운동할 사이도 없고 잠잘 사이도 없다는 정 교수.
인터뷰 도중에도 연구하고 있는 컴퓨터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사진 촬영을 할 때도 연구한 것이 노출돼서는 안 된다며 얼굴에 난 뽀로지보다 뒷배경의 글씨가 안 나오게 해달라는 과학인의 모습을 보여줬다.
“꿈요? 모르겠어요. 제자들과 함께 잠깐이나마 여유를 갖고 쉬는 거죠”하며 커다란 이상보다는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여유를 원했다.
그는 “인명대사전에 등재된 것을 기뻐하기 보다는 많은 과학도들이 최선을 다하고 그 연구의 결실을 맺도록 노력하는 교수가 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