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속요원이 성정1동 내 불법투기 현장에서 증거물을 확보키 위해 쓰레기를 뒤적이고 있다.
쓰레기 불법투기 밤낮 없어… 잡히면 오리발과 봐달라 하소연
재활용 분리수거의 문제점이 심각하다.
특히 각종 쓰레기를 섞어 내버리는 일부 주민들의 비양심적 행위가 피해자를 양산, 주민간 갈등의 골을 깊게 만들고 있다.
아파트는 분리수거통을 두고 있으며 일부 미흡한 분리수거는 경비원이 재차 정리. 미관을 어지럽히고 불쾌한 냄새로 거리질서를 훼손시키는 것은 아파트 외의 주택가에서 주로 발생한다.
대표적인 지역은 성정동. “고질적인 문제입니다. 관내 곳곳이 불법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죠. 개선책을 강구하고 있지만 주민의식의 선행 없이 청결한 거리를 만든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지난 19일(월) 정오 무렵 성정1동 문화원 뒤쪽 골목의 불법 재활용 분리수거 현장에서 만난 고경수(성정1동 청소담당)씨는 시민의식의 성숙이 최선책임을 강조한다.
이날 현장은 가전제품과 종이, 플라스틱, 병 등 각종 재활용 쓰레기가 수북히 쌓여 있었으나 재활용이 안 되는 쓰레기와 함께 섞여 난잡한 상태였다. 게다가 미관과 냄새로 어쩔 수 없이 치웠지만 하루가 멀다하고 또다시 쌓이는 상태가 반복되고 있었다.
이곳 바로 옆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이태우씨는 “도대체가 방법이 없다”고 혀를 내두른다. “제가 별의별 방법을 다 써봤어요. 심지어 이곳에 버리는 사람들과 다툼도 벌여봤는데…안 돼요. 결국 가까이서 직접 피해보는 사람들이 죽어라 치우고 정리하는 수밖에요” 하며 조만간 카메라를 설치해서라도 바로잡겠다고 벼른다.
고씨는 쓰레기를 이리저리 뒤적거려 불법 투기자를 추적할 수 있는 영수증 하나를 찾아냈다. 고생해서 얻은 값진 결과물이다. 하지만 해답을 찾아가는 근본 방법이 아님을 고씨는 잘 알고 있었다. “투기자를 찾아내도 대부분 연로하신 노인들이에요. 단돈 천원이라도 벌벌 하시는 분들이죠. 어떤 이는 분리수거한 거라고 발뺌이죠. 누가 봐도 엉터리 쓰레기들인데…” 하며 속사정을 밝힌다.
일단 현장의 문제는 분리수거통을 설치하고 고씨가 관리해 보는 것으로 서로간 의견을 나눴다. 해보고 분리통이 일반 쓰레기통으로 둔갑하는 부작용이 초래되면 바로 철거한다는 방침.
머리만 지끈지끈, 답 없어
관내 쓰레기 문제를 개선하려 고경수씨는 타지와, 때로 다른나라의 사례도 살펴보고 연구했지만 모두 ‘일장일단’의 문제가 있음을 안다. “불법 투기현장에 CCTV를 설치해도 결과는 기대만큼 얻질 못해요. CCTV가 심야에 잡아주긴 해도 식별할 정도의 투기현장을 잡아주질 못해요. 고개를 숙이고 휙 던져놓고 가니까요.”
쓰레기 관리가 잘 돼 있다는 일본도 고씨가 둘러본 바로는 우리 실정보다 크게 나은 상태는 아니라고 한다. 그쪽도 투기라든가 쓰레기 처리과정의 문제점과 개선의 여지를 안고 있었다.
“주민의식이 성숙하기 전까지는 단속강화와 그에 따른 과태료 부담을 주는 것이 일반이죠. 여기에다 밤이라 투기꾼이 발생한다면 쓰레기 배출시간대를 조정한다든가 하는 방법도 연구해 볼 만 하다고 봐요.”
청주처럼 불법 쓰레기는 장기간 방치하는 것도 주민의식을 독촉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열흘이고 한 달이고 놔두면 미관도 그렇거니와 악취도 주변을 못 견디게 만든다. 자연 주민들의 원성이 자자하고 민원이 커지면 투기자들의 부담도 함께 커지는 것. “하나의 경종을 울리는 것이죠. 사람들은 충격이 크면 클수록 의식 또한 빠르게 변화하거든요.”
하지만 이같은 방법은 단체기합처럼 선량한 주민들이 함께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문제가 따른다. 효과는 높지만 요즘같이 극도의 개인주의 시대에는 맞지 않는다는 결론.
고씨는 관내 쓰레기 문제에 누구보다 골머리를 썩이며 해법 찾기에 몰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