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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박인태 시인의 '역신을 이긴 처용의 후예'

코로나19와 싸우는 의료인께 바침

등록일 2020년12월12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세상이 마음을 아무리 유혹하여도
돌아갈 곳은 내 집 뿐인 것은
변하지 않은 존재가 그 곳에 있는 까닭이다

행복을 시샘하는 역신의 그림자가 다가왔다
코로나19
세상은 구름과 안개로 혼미하게 되고
사랑하는 것을 하나 둘 빼앗아 가기 시작했다

지키려 아우성치던 고통의 순간
푸른 듯 하얀 비늘 옷으로 온 몸을 감싸고
큰 투구를 쓴 동해 용왕의 아들이 나타났다
아내를 앗아간 역신을 굴복시키려고
자신의 얼굴이 곰보가 되는 줄도 모르는
두려움을 이긴 처용이 우리를 지키러 왔다

그 얼굴에 주목하라
역신이 벌벌 떠는 그의 형상인 마스크를
내 숨이 오가는 입구에 반드시 걸어두자
나를 위함이 곧 너를 위함과 다르지 않으니
구름과 안개가 걷히는 그날이 오면
마음껏 코로나 숨 좀 편히 쉬면서
처용을 얼싸안고
서블 밝은 달 아래 밤들이 노닐어 보자.

 



 

편집부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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