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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코로나 단상- 이산가족의 고통

천안 김순자 수필가의 코로나 이야기

등록일 2020년12월06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코로나19라는 아주 작은 미생물이 쓰나미처럼 밀려와 세계의 도시를 점령하고 있다. 국가간 교역이 끊기고 많은 도시가 봉쇄되었다.
코로나통합뉴스룸에서 발표하는 국내 신규 확진자는 상황에 따라 늘어나는 숫자만큼 불안지수도 상승하였다. 전쟁 영화에서나 보던 참혹한 광경이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수많은 코로나 희생자들이 가족의 배웅도 못 받은 채, 차디찬 구덩이 속으로 쓰레기처럼 매장되는 해외뉴스를 목격했기 때문이다. 이게 보이지 않는 적과의 세계대전이지 싶다. 전염병 역사상 네 차례의 팬데믹이 선포된 적은 있지만, 이번 코로나19처럼 빠른 전파력으로 세계 확진자 수가 이천육심만 명(20. 8.) 이상을 기록한 건 백년에 한 번 있을 보건 위기라 한다. 지구를 만든 창조주이겠지만 지구를 경영하고 가꾸는 주인은 만물의 영장인 인간임이 자명한데, 이러다가는 코로나에게 주인자리를 내어주는 건 아닌지 우려 섞인 상상도 하게 된다.
앞으로 닥쳐올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한 대처도 큰 과제로 남는다. 모든 면에서 코로나 이전으로 온전히 되돌려 놓기란 어려울 거라는 예측이다. 국가적 사회적 변화가 불가피한 미래의 시스템에 어찌 적응해야 할지 걱정이 앞선다.

이번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몸과 마음이 극도로 나약해졌다. 건강염려증에다 우울증마저 비집고 들어와 평상심을 잃게 만들었다. 바쁘게 사회활동을 하며 외부로 쏠려 있던 몸의 시계가 갑자기 멈추게 되는 방전된 기계처럼 무기력해진 탓이리라. 기저질환자나 나이든 어르신들에게 치명적이라는 경고가 생활반경을 위축시키고, 외부와의 교류도 단절시켰다. 몸과 마음 모두 좌판 위에 축 늘어진 생선 어깨처럼 생기를 잃었다. 인생 팔십이 코앞이니 어찌 팔팔하기를 바랄까마는, 여생은 이런 환란 없이 자연의 순한 바람 타고 적당히 흔들리는 나무처럼 살다 가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
‘사회적 거리두기’ 사람과 사람 사이에 보이지 않는 장벽이 언제쯤에나 허물어질 것인가! 보고 싶은 얼굴들 못보고 가고 싶은 곳은 곳 맘대로 못 가는 코로나 세상이 곧 지옥이지 싶다. 손주 얼굴 보고 싶음을 참는 일이 형벌 아닌 형벌이다. 분단의 역사 속에 길고 긴 세월 이산가족으로 살아가시는 어르신들의 고통을 조금은 알 것도 갚다.
코로나19가 빨리 종식되고 평화로운 일상이, 장마 뒤 반짝 얼굴 내미는 해님처럼 우리 곁에 찾아오길 간절히 기도해본다. 그날이 오면 제일 먼저 부산행 ktx를 탈 일이다. 손주녀석이 얼마나 더 컸는지 머릿속에 그려보며 상봉의 기쁨을 씽씽 달리는 고속 철길 위에 마구 뿌려보리라.

 

편집부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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