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네덜란드인 박연에 대한 뉴스를 접하게 되었다, 관련 기사를 보니 1627년 조선 인조시대때 일본으로 항해하던 중 제주도에 표착하여 유럽인으로서 최초로 귀화하였다. 병자호란에도 참전하고, 조선여성과 결혼하여 1남1녀를 두었다고 한다.
한반도에는 언제부터 외국인과 국제결혼이 있었을까?
우리의 역사서 삼국유사에는 기원전 1세기경 인도 아유타국의 공주 허왕옥이 수행원들과 배를 타고 가락국으로 왔다고 기록하고 있다. 초대 김수로왕의 부인이 되고, 김해 허씨의 시조가 되었다. 허왕옥의 결혼을 한반도 국제결혼 1호라고 한다.
한국인은 단일민족인가? 이에 대해 울산과학기술원 박종화 교수는 고대인 게놈 분석을 통해 국제학술지 ‘게놈 생물학 및 진화’ 2020년 5월호에 한국인은 혼합민족이지 단일민족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학자들의 이견이 있으며 추가적인 연구가 진행될 것으로 보이나, 한국인은 남중국과 동남아시아 인구집단이 뒤섞여 형성되었다는 것은 사실에 부합하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북방계의 유입은 여러 기록으로도 나타나고 있다. 삼국지 후한서에 고조선 준왕이 한반도 마한지역으로 내려왔다고 한다. 백제 건국설화에는 온조가 남하하여 나라를 세웠다고 한다. 남방계 유입은 베트남 왕자가 반란을 피해 고려로 이주한 리 왕조 이용상을 들 수 있다.
성씨를 살펴보면 중국에서 온 성씨가 130개가 넘고 베트남계 화산 이씨, 아랍계 덕수 장씨 등 북방계와 남방계 이주민이 있다. 대체적으로 우리 민족은 북방계가 70%, 남방계가 20%, 나머지 여러 계통의 이주민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을 정설로 본다.
충남연구원 자료 ‘환황해권 시대의 역사적 맥락과 현재적 의미’와 ‘해양강국 백제의 전통과 충남’( 공주대 윤용혁 교수)을 보면 백제는 문화대국이었다.
바다를 통한 국제교류로 선진문물을 받아들이고 그 성과를 다시 일본에 전파하였고, 중국과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었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에 기반을 둔 충청권 내포지역은 천주교 전래의 핵심지역이 되었고 많은 천주교 성지가 분포하고 있다.
선사시대 이래 한반도는 끊임없는 인구의 유입과 이동이 이루어져 왔고, 1980년대 이후 우리나라는 결혼이주여성과 이주노동자의 입국이 증가하면서 다문화사회로 진입하는 새로운 시대에 접어들고 있다. 우리나라 다문화인구는 이제 200만명이 넘고 2050년에는 총인구 대비 5%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단일민족이라는 의식을 강하게 가지고 있는 우리국민은 다양한 세력이 혼합된 다민족이라는 점을 지금부터라도 알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다양한 문화는 새로운 에너지의 원천이다.
지정학적 한반도 위치는 대륙계와 해양세력의 충돌과 교류의 역사라고 할 수 있다. 오늘에 있어서도 세계 4대강국이 각축하는 전략적 위치에 놓여있고 우리의 창의적이고 주도적인 역할을 요구받고 있다.
다문화가족과 이주여성에 대한 지원과 교육은 한국사회에 적응하는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정체성은 동화주의에 따라 서서히 사라져 버릴 수 있다. 오히려 그들이 정체성을 가지고 하나의 문화영역으로 지키고 있을때 사회는 더욱 다양해지고 역동성을 가지게 될 것이다.
우리는 개방성과 유연성을 가지고 문화를 받아들이고 재창출하는 과정을 이어가야 한다. 세계의 중심은 서구에서 동양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석학들의 전망이 있다.
아세안과 인도 등의 국가들은 세계인구의 약 1/4에 해당하는 평균연령 30세, 20억명의 거대한 소비시장으로 부상하는 국가들이다. 우리나라는 이들 나라들과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폭넓은 분야에서 주변 4대강국들과 유사한 수준의 관계와 교류로 동아시아를 포함한 전 세계와의 공영과 번영을 통해 평화를 실현하게 될 것이다.
우리 주변에 중국과 인도, 아세안의 광대한 시장이 열려있다. 다문화사회에서 다양성을 존중받고 당당하게 흥과 끼를 바탕으로 실력을 갖추고 성장하며 에너지를 응축해온 우리의 젊은이들이 세계를 질주하는 활약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