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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는 치렀지만 갈 길 멀어

등록일 2003년05월16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지역경제 악화가 봉사에도 불청객으로 다가와 관계자들의 한숨을 자아내게 하고 있다. 지난 12일(월) 말기 환우를 위한 호스피스 전시회가 시민회관 전시실에 마련, 많은 이들이 다녀갔으나 정작 도움주는 이들이 적어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특히 이번 전시회 준비로 불철주야 뛰어다닌 한주섭(성환 동성중 미술교사·47)씨는 노력의 대가도 없이 ‘실속없는 잔치’로 끝날까봐 전전긍긍. 한씨는 미협 회원이자 호스피스 심석규 회장과 선후배 사이로, 틈틈이 돕고자 한 것이 주도하는 입장이 돼버렸다. 지난 2월부터는 학교 조퇴도 밥 먹듯 했다. 밤 늦게서야 신발끈을 풀며 퉁퉁 부르튼 발을 어루만졌다. “기증 작품을 통한 기금마련 행사 얘기는 1년 전부터 오갔죠. 몇몇 지인들 입에서 자연스레 흘러나와, 올 1월 준비과정을 거쳐 실행하게 됐어요.” 그와 몇몇 열심인 이들로 미협 회원들이 대부분 작품을 희사하며 즐거운 마음으로 동참했다. 행사 팜플렛이나 광고 등 모든 여건을 ‘무료’로 협찬받았고, 200만원대의 카달로그는 엄두가 안 나 그만 뒀다. 한푼이라도 기금을 모으자는 취지의 행사가 자칫 퇴색할까 그만둔것. 관심이 커서일까. 전시회 개회의 사회를 보면서도 한씨의 눈에는 작품들의 주인을 찾았다. ‘저 정도의 신사라면 한 작품 사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오롯한 감정도 담았다. 하지만 인사치레로 찾아온 손님들과 격려 한마디 던져놓고 가는 이들. 더구나 열심히 초대했지만 사정상, 아니면 부담스러운 자리여서인지 빠끔히 머리를 내놓고 둘러보아도 보이지 않는 이들도 상당수. 얼핏 지어지는 실망감을 감추려 더욱 크게 웃었다. 당초 전시회 첫날 초대손님을 통해 대부분 작품주인을 찾을 수 있을 줄 알았던 기대는 몇 개 작품만이 면목을 살리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54명의 화가들이 총 60점을 기증했는데 호스피스 내에서 구입한 것까지 포함해 반쯤 나갔을 거예요. 나머지는 전시회 기간과 후원자 물색에 최선을 다해야죠. 지금 짓고 있는 호스피스 증축건물 골조라도 올라갔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이날 미협 회원들은 각자 지역인사를 동행 초청하는가 하면 어느 고등학교 선생은 제자들과 전시회장을 찾아 봉사와 예술감상의 산교육장으로 활용키도 하며 전시회를 빛냈다. 호스피스 창립 이후 후원회원으로 지속적인 봉사의 끈을 이어가다 보니 심 회장과도 각별한 사이가 되었다는 그는 “이번 동참 계기로 더욱 호스피스의 도움이가 되고 싶다”며 밝은 웃음을 지어보인다.
김학수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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