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읍면지역에는 아직 지하수 등을 생활용수로 사용하는 곳들이 있다. 시가 파악하기로는 대략 12개 읍면 163개 마을 6400여 가구다. 하지만 수량부족이나 일부 시설(17개소)의 경우 수질기준에 부적합해 위험성이 높았다. 대다수 마을이 마을안길까지 상수관 공사가 들어갔음에도 안전한 상수도 시설을 이용하지 않는 이유는 마을안길에서 집까지 급수관 설치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버티니까 도움? 좋은 선례는 아냐
시는 광역상수도 설치를 강제할 수 없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매년 12억여원의 마을상수도관리비용을 부담하며 설치를 촉구하고 있지만 해당주민들은 시가 지원해줄 것을 요구하며 민원을 제기해 왔다. 법적 문제를 떠나 시는 기존에 개인비용을 대며 설치한 주민들과의 형평성에 어긋나 들어주지 못했지만, 앞으로 이 문제는 일단락될 예정이다.
맑은물사업소 조규식 급수팀장은 “충남도가 지침을 약간 변경하면서 지원할 근거를 마련했다”며 단 기존주민과의 형평성 문제를 인정하며 “민원이 제기되면 설득하는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농촌에서 좋은 형편을 가진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마는 끝까지 버티고 민원을 제기한 사람들에게 결국 혜택이 부여되는 것은 행정의 또다른 흠으로 남는다. 좋은 선례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시는 2021년부터 2025년까지 농촌지역 마을상수도를 광역상수도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70억원의 사업비를 투자할 계획이다. 충청남도로부터 일부 도비(액수미정)를 지원받아 이번 광역상수도 전환사업을 추진하고, 현재 진행중인 농촌생활용수개발사업도 병행한다.
농촌생활용수개발사업 시행시에는 대지경계선까지 관로를 확대 설치하고, 내년에는 우선 마을상수도 수질기준 부적합 시설 및 상수도로 인한 피해지역에 수용가 경계까지 관로공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기존 배수관로에서 수용가의 대지 경계까지 급수관을 추가로 매설하면 주민들이 최소한의 급수신청비용으로 광역상수도를 이용할 수 있게 돼 수용가의 급수공사비 부담감이 크게 줄어든다. 물론 집집마다 배관형편이 달라 비용차이가 발생하나 기존 옥외배관(계량기)까지 150만원이 들었다면, 이제는 20여 만원이면 가능하다는 말이다.
공사완료시에는 천안시 상수도보급률이 96.7%에서 98.5%로 올라갈 것으로 분석된다. 시는 올해 12월까지 수요조사를 실시하며 마을상수도 수질검사 부적합 지역과 ‘마을상수도 폐쇄’를 조건으로 신청하는 지역을 우선으로 선정해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박상돈 천안시장은 “광역상수도 보급률 확대로 기본적인 시민의 삶을 향상하겠다”며, “주민 건강증진 및 신뢰회복을 위해 사업추진에 온 힘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