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쎄 문득 생각한다, 라는 것이 참 피곤할 때가 있어 사실 내 의지대로 사는 하루하루이지만 문득, 불쑥, 이렇게 자유롭다가도 가을하늘 높이 구름 속에 갇혀 허공을 걷고 있을 때 그러니까, 그러므로, 다시 애초의 마음으로 돌아가야 하는 그런 시간들 말이야 지금 충분히 좋다 자유스럽다 하면서도
그냥 가을 탓이지, 높은 하늘 때문에 떨어지는 낙엽들 때문이지, 막연히 무언가를 그리워하는 사람인거지, 내 안의 모든 것 말이야
가을은 말이지, 그냥 그런 거지, 이런 마음도 없다면 명색이 가을인데 섭섭하지 않겠어?
-이정우
1957년 천안 출생. 시인·수필가·칼럼리스트. 1995년 <시와시론>으로 등단. 천안문인협회 회장 역임, 충남문인협회 회장. 천안시문화상, 충남문학상, 한국예술문화대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