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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석 시인의 '아내는 외출중'

등록일 2020년08월28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갈비뼈가 부러지면서

내 일상도 부러졌다

숨 쉴 때마다 옆구리가 결린다.

앉고 서기도 예삿일이 아니고

바깥출입이 차단되니 숨 막힐 것 같다.

좁은 줄 모르고 잠 잘 자던 방이

쥐구멍 속 같다.

멍하니 천정만 바라보다가

뚫어지게 벽만 응시하다가

낯선 TV를 켜고 낯선 드라마를 본다.

중동만 자른 줄거리가 재미없다.

TV 혼자 노는 동안

깜박 잠들었다가 깼다.

갈비뼈가 허전하다.

아, 오늘도 아내는 외출중이다.

 


 

-이병석 시인(천안)
1985년 천안문협 회원으로 작품활동 시작
1992년 <문예사조> 신인상
2001년 충남문학 작품상
2012년 제11회 정훈문학상 수상

이 글은 그의 네 번째 시집 <하늘에 뿌리 둔 나무>에서 발췌했다.

 

편집부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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