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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시장의 부자 아지메- 부지런하고 싹싹한 생선장사… 주인 따라 장사 잘 돼

등록일 2003년05월03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중앙시장에서 생선장사 13년째인 오씨아줌마는 구수한 입담으로 적지 않은 단골을 확보하고 있다. ‘웃음이 만병통치약이라고? 아니야. 웃음은 최고의 장사수법이지.’ 중앙시장 노점상 1백20여개 중 통틀어 제일 장사가 잘 되는 이가 누구냐 물으면 아마 생선가게 오씨 아줌마라 답해도 무방할 것 같다. “이곳의 30년 터줏대감으로, 우편물조차 사직동 오씨 아줌마, 또는 마늘장사라고 하면 다 내게로 온다”는 그. 나이는 60이라고 알려주면서도 이름은 오로지 오씨 아줌마다. 장사수완은 대단하다. “이거 얼마요” 물으면 다짜고짜 칼질부터 시작하며 대화가 시작된다. “얼마나 싼데. 요즘이 제 철인데, 매운 고추 좀 썰어넣고 깻잎과 마늘을 넣으면 끝내줘.” 그의 말끝은 짧다. 그렇다고 ‘내가 손님인데’ 하며 섭섭해 하는 이도 없다. 물건사러 오는 이들은 대부분 단골손님. 하기사 30년을 한결같이 장사해온 그인데. “생선가게는 13년 전부터 시작했고…” 말문이 풀리자 얘기보따리가 푸짐하다. 얘기하다 보니 예전 불법 노점시절 공무원과의 기괴한 일화도 소개한다. “별명이 김일성이었는데 고춧가루니 채소니 할 것 없이 그에게 걸리면 무조건 땅바닥에 내팽개치며 상인들을 울리는 공무원이 있었어. 여자들이 ‘저 사람은 급살맞을 거야’하며 입방아를 찧어댔는데, 글쎄 자기 마누라 약 사러가다 차에 치어 죽었지 뭐야. 여자 입방아, 조심해야 한다구.” 그는 장사수완 비법에 “나같이 스마일 혀봐. 손님들이 그냥 가나” 하며 말하는 중에도 두세 손님이 갈치다, 이면수다 사며 거쳐 간다. “하도 고생해서 다리가 아프다”며 이번 여름에 어디 가서 수술 좀 해야 할까 보다며 신세타령도 던진다. “항상 새벽 5시에 나오고 저녁 8시가 돼야 집에 들어가니 어떻겠수. 겨울철엔 두시간쯤 있어야 날이 밝아 와.” 성경을 읽어보라고도 권한다. “애들이 하도 속을 썩여서 불교다 무속이다 다 겪어봤는데 신통치 않더니 교회다니니까 맘이 편해.” 30여분 얘기를 나눴을까 말까 했는데 그 사이 대여섯명의 손님들이 생선을 사갔다. 모든 장사가 오씨 아줌마 같을까만 그처럼 부지런하고 시원시원 웃으며 손님을 맞는다면 다들 부자소리 듣겠다 싶었다.
김학수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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