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점 단속은 시골 주민들의 한숨까지도 자아내게 하고 있다.
쌍용동 광혜당 약국 골목길은 몇몇 시골 노인들이 인도에 보따리를 풀어놓고 있는데 직접 재배한 상추나 쑥갓, 미나리 등이 한 웅큼씩 놓여있었다.
“다 팔아야 2만원도 안돼.” 환갑이 조금 지났다는 어느 할머니(불당동)는 미나리를 찾는 주부에게 한손으로 세 번을 퍼담았다. 대형할인매장에서 사는 비닐캡에 담겨있는 양과 비교해 너댓배는 돼 보였다. 20분 전부터 기껏 다듬던 팔품만 해도 기천원은 될 듯 한데 받는 돈은 겨우 2천원.
할머니는 “단속 한번 나오면 이거 다 치우고 어디로든 가야 돼” 한다. 머지않아 용역에서 단속하기 때문에 심해질 거라니까 “이것도 못하게 하면 어떡해. 매일 하는 것도 아니고 집에서 기른 채소 좀 파는 건데. 집에만 있으면 심심하기도 하고, 두루두루 나오는 건데 큰일났네” 한다.
주공7단지 앞 서부대로변 양 인도는 20여개의 파라솔이 쳐져 있다. 이곳도 몇몇 할머니들은 인근 시골에서 찾아온 아마추어 장사꾼. 채소를 맛깔스럽게 정리해 놓고 주부들과 흥정을 벌인다. 아이 손잡고 상추를 고르는 30대 초반 주부는 “우리야 좋죠. 싱싱하고 값싼 채소를 가까이에서 구입할 수 있으니까요. 직접 재배한 것이니 채소도 믿고 살 수 있어 좋아요” 한다.
노점상 단속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근심 어린 표정들. 이곳은 차량통행에 방해하는 것도 없고 인도도 넓어 한사코 문제될 게 뭐 있느냐는 하소연이지만 이들에게 ‘법의 형평성’을 이해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한 할머니는 “요즘은 자식들 생활비를 우리가 줄 판이여. 실직한 애도 있고… 형편이 딱혀. 그런데 이것도 못하게 하믄 어떻게 살지 막막하네” 하기도.
노점상의 찬바람은 시골 할머니들에게도 불어닥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