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쿠, 이거 어떻게 하는 거야.”
장애체험을 한 신규철(28) 아산장애인복지관 총무팀장은 탄성부터 질렀다.
“장애인을 위한 사업을 하는데 장애인에 대한 걸 잘 이해해야지”하며 옆 동료가 말하자, 신 팀장은 웃음부터 지어 보인다.
“휠체어를 타고 턱을 지나는 것이 이렇게 어려운 줄 몰랐다”며 신 팀장은 체험을 마친 소감을 말했다. 옆에 있던 자원봉사자는 턱을 지나가려면 한번에 탁하고 힘을 주라고 설명하지만 신 팀장은 턱 넘기에 계속 실패를 했다.
장애우가 한번 나들이 하려면 수없이 만나야 하는 장애를 일반인들이 체험한 것이다.
지난 22일(화) 올림픽기념국민생활관 장애인의 날 행사 기념 한켠에 마련된 장애체험에 많은 사람들이 와서 체험을 했다.
자원봉사자, 주부, 학생, 심지어 장애인들까지 와서 몸소 시범을 보여줬다.
아산장애인의 날 행사를 보러온 전신권(40·고양시)씨는 “이렇게 하는 거야” 하며 장애우 10년차의 노하우를 보여줬다. 멋지게 턱을 넘는 모습에 모두 박수를 보냈고 장애우들 하나, 둘씩 모여들어 일반인들이 장애체험하는 것을 지켜봤다. 이날 따라 비가 와 추운 바람이 체육관 안쪽까지 들이닥치는 데도 일반인들은 체험을 통해 장애우를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일반인이 휠체어에 앉은 모습을 보니까 기분이 새롭네요. 장애를 처음 입었을 때 저렇게 당당할 수 있었더라면 조금은 이 사회에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없앨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생각도 들고요”라며 신재식(45·원성동·하반신마비)씨는 말했다. 그러면서도 장애우들은 일반인들의 체험 모습을 보면서 흐뭇한 미소를 보냈다.
체험을 마친 참가자 김연수(32·남)씨는 “잠깐 경험해 봐서 뭘 알겠어요. 잠시나마 장애우들과 공감하는 시간을 가져서 좋지만 한편으로 마음이 아픕니다. 장애인의 보행권을 생각하지 못하는 우리네 행정도 우습고…” 하며 자조적인 목소리를 실었다.
“인도는 울퉁불퉁해 휠체어를 갖고 움직이려면 온몸에 진동기를 대고 있는 기분이다. 교통사고로 하반신을 잃은지 10년이 넘어 휠체어에 의존하고 있지만 아직도 이 턱은 어려운 장애물”이라며“그래도 이런 어려움을 일반인들과 같이 느낄 수 있어 재미있었다”고 김종성(39·신창면·장애2급)씨는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