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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권자가 재미있는 선거를 치르자

등록일 2020년02월11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국회의원 선거가 두달밖에 남지 않았다. 정당마다 경선 등을 통해 공천 후보가 정해지고 나면 곧바로 본선경쟁이 시작된다. 누구보다 도전자들은 피말리는 시간을 보내게 된다. ‘도전자’가 된다는 건 이사가는 정도와 비교할 수가 없다. 누구는 ‘한목숨 바친다’고 한다. 그만큼 심신은 물론이고 명예와 재물까지 고락(苦樂)을 겪는다.

반면 유권자 입장에서는 ‘재미없는 선거’일 뿐이다.

첫째, 정당공천을 받는 데까지 유권자가 영향을 미칠 일이 거의 없다. 여론조사의 영향이 있긴 하지만 알지도 못하는 후보들을 상대로 선택한다는 것 자체가 의미없다 보니 참여도가 아주 낮을 수밖에 없다. 출마선언과 함께 내놓는 공약들은 ‘헛깨비’같은 것들이 많고, 이마저도 안내놓는 후보도 있고 보니 변별력이 없다.

둘째, 여러모로 시달린다는 것이다. 많은 후보들이 출판기념회 초대장을 보내면 외면하기가 쉽지 않다. 얼굴도장이라도 찍으러 봉투 들고 찾아가는데, 책값만 주는 경우는 없다. 선거법은 책값으로 내미는 돈의 상한이 없다. 또한 수많은 여론조사로 빈번하게 울리는 전화벨 소리와, 지지를 호소하는 핸드폰 문자메시지는 적지 않은 스트레스를 준다.

셋째, 본선진출자가 가려졌다 하더라도 선거 전까지 이들의 도덕성과 능력을 알 길이 없는데서 체념도 따른다. 수십가지 공약을 내놨어도 상당부분 추진중이거나 계획이 세워진 것들이 많고, 노력하겠다는 것만으로 지지하기도 꺼림칙하다. 게다가 일부는 이뤄지지 않을 장밋빛 공약도 있으며, 어떤 것은 내건 공약이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 건지도 알 수가 없다. 선관위나 언론방송, 시민단체 등에서 시원하게 가려주면 좋겠지만 영 신통찮다. 후보간 정책토론회에서조차 비방만 오갈 뿐 가려내질 못한다.

넷째, 후보자들이 유권자를 대하는 태도가 못마땅하다는 것이다. 후보자들이 가장 열심히 하는 지지활동은 ‘인사’다.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웃는 얼굴로 악수를 청한다. 때로 상대 정당과 후보를 비방하며 열심히 하겠다는 말로 표를 얻으려 한다. 등록 후에는 선거운동원들을 교차로사거리나 다중밀집장소에 세우고 노래와 율동을 곁들여 ‘후보각인’ 효과를 노린다. 유권자 입장에서는 상당히 무시당하는 행동이다.

여하튼 선거철이 왔다. 가장 도덕적이고 가장 일잘하는 사람을 뽑아야 ‘한해농사’가 잘 될 것인데 최근에는 계속적인 선거법 위반으로 중도하차하는 정치인들이 많다. 한명의 시장과 세명의 국회의원을 뽑는 이번 선거에는 유권자의 현명한 대응과 선택을 기대해 본다.

편집국장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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