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를 치르다 보면 몰라서 문제가 되고, 때론 너무 알아서 문제가 된다. 천안시청 8층 브리핑실은 선거기간 문턱이 닳도록 ‘기자회견’이 열린다. 이런 이유로 혼란과 무질서를 방지하기 위해 나름 기본적인 규칙을 세우고 ‘성공적인’ 기자회견이 되도록 애쓰고 있다.
최근 출마 기자회견에 지지자들이 함께 오면서 다양한 풍경을 보여주고 있다. 처음부터 몇몇 지자자들만 대동하고 오는 출마자가 있는가 하면 수십명의 지지자들이 기자회견장을 에워싸고 기세등등하게 회견에 임하는 출마자도 있다. 전쟁터에서는 이런 ‘기싸움’이 중요하다지만 기자들 앞에서 출마선언과 정견발표 하는 자리이고 보면 ‘허세’라 볼 수도 있다.
6일 자유한국당 충남도당은 박완주(더불어민주당·천안을) 현역국회의원의 기자회견을 ‘선거법 위반논란’으로 보고 선관위의 철저한 조사를 촉구하기도 했다. 이들이 말하는 위반은 출마 기자회견 자리에서 진행자의 사회로 ‘박완주’ 연호와 박수갈채가 쏟아진 것을 문제삼았다. “집단에게 지지를 호소한 것이 선거법 위반소지가 다분해 선관위가 조사권 발동을 검토중이라 한다”며 “뒷말도 무성한데 환호퍼포먼스와 내빈소개에 치중하며 일방적으로 자신의 이야기만 하다 빈축을 자초했다”고 비판했다. 대규모 인원을 대동하며 세를 과시하는 당원대회나 선거유세장이 아닌 기자회견장에서 이런 모습을 보인 박 의원이 3선 자격이 있냐며, 비뚤어진 준법의식과 오만불손함을 지적했다.
선관위측에 따르면 실제 그같은 행동은 ‘사전선거운동’에 해당한다. 일반 지지자를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라 심각성은 떨어지지만 바람직한 행동은 아니라는 것이다. 천안시서북구선거관리위원회는 그날 있었던 문제에 대해 충남도에 ‘발생상황 보고’를 올렸다고 했다. 현역의원의 행동은 다른 예비후보와는 달리 중앙선거관리위원회까지 보고된다. 자유한국당 충남도당은 “서북구선관위가 즉각조사에 착수해야 한다”며 “공명선거 분위기를 흐려놓는 부정행위에는 철퇴를 가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이날 수위는 ‘경미한 위반’으로 보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한 선관위 관계자도 ‘경고’를 받는 수준에서 일단락될 것으로 내다봤다. 익은 벼일수록 고개를 수그리는 모습이 자연스럽다.
박완주 예비후보, 10일 선거법 준수 입장 밝혀
‘불필요한 논란’
더불어민주당 박완주(천안을) 예비후보는 지난 2월3일 출마 기자회견의 돌발사건에 대해서 “선관위의 조치를 무겁게 받아들이며, 이유야 어찌되었든 향후 선거운동기간 동안 선거법을 엄정히 준수하겠다”고 전했다. 10일 천안시 서북구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2월3일 박 예비후보의 출마기자회견에서 발생한 ‘사회자의 구호, 연호제창 유도’는 선거법 위반이며, 해당관계자(사회자)에게 서면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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