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헌 49·천안공업대학장
“만물이 소생하는 봄은 누구에게나 희망을 줍니다. 봄은 죽어있는 땅에 생명을 불어넣습니다. 2003년의 봄은 천안공업대학의 발전을 위한 새로운 희망을 전해줄 것입니다.”
지난 15일(화) 제7대 천안공업대학장으로 취임식을 가진 김성헌(49) 박사는 “명실공히 30년 전통 대학의 제2도약기”임을 천명하며 “시대흐름에 발맞춰 가장 민주적이고 진취적인 교육 산실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의 획기적인 개혁 마인드가 쏟아졌지만 장내는 일말의 술렁임도 없이 조용했다. 익히 그의 ‘성향’을 알고 있었고 그 때문에 학장으로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기 때문이다.
연구벌레로만 살던 그가 지역사회 일원임을 느낀 것은 지난 99년 천안 시민포럼의 일원으로 시민단체활동을 펼치면서다. 시민활동을 통해 대학과 지역사회가 유기적인 관계임을 알았고 그 속에서 해야 할 일들이 많음을 깨닫는 계기가 됐다.
제7대 학장으로 대학의 내실화, 더 크게는 지역사회 속 대학을 희망하는 그. 17년동안 서너평의 연구실을 밝혀준 실험실 불이 이제는 대학을 밝히는 불로 임기 4년을 비출 것이다.
▶현재 기분은 어떻습니까.
-`글쎄요… 책임감이겠죠. 요 몇 년은 교수이자 시민활동가였어요. 이상적이고 원론적인 주장에 서슴없었죠. 그런데 이젠 극좌에서 극우로 사고전환이 필요해졌어요. 학장으로서 이상과 원론에만 매달릴 순 없거든요. 그동안은 말하는 사람이었다면 지금부터는 들어주는 사람이 된 거죠.
▶‘극좌에서 극우’를 말씀하시는데 근본의 변화를 얘기하시는 건 아니겠죠.
-`그렇죠. 원칙적인 사고는 변함 없어요. 다만 그것을 이뤄나가는 과정이 지극히 현실적인 문제와 결부돼 있기에 고민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현실문제를 극복해 이상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갖는 실무자의 고뇌와 책임이 막중함을 새삼 느끼고 있습니다.
▶학장님이 내건 공약이 파격적이던데요.
-`일상의 눈으로 보면 파격의 파격이죠. 4년제 대학으로 개편, 교수회의 소집권 부여, 예?결산 설명회, 인사투명성 등인데 특히 교수회의 소집권 부여는 점차 학장보다는 교수, 교수보다는 학생 권한을 확대함으로써 학생 중심 대학이 돼야 한다는 지론입니다.
▶혹여, 말이 앞서는 것 아닙니까.
-`14%만 공약을 이행하면 성공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는 역대 대통령들의 공약 이행정도를 빗댄 것인데, 저는 그동안 많은 연구 검토를 통해 이것이 대학의 시대적 소명임을 확신합니다. 타 대학보다 한발 먼저 자연스런 흐름의 추이를 타자는 것으로 대부분의 공약을 이행하고 좋은 결과로의 기대의지를 갖고 있습니다. 공약에 대한 단계적 시한도 공포하고 있는 이상 흐지부지되는 공약은 없을 겁니다.
▶학장님이 생각하는 공업대학의 미래는 어떻습니까.
-`지역사회를 대표 할 국립대학으로 성장하는 것입니다. 아직 천안에는 분교 형태의 대학이 산재해 있을 뿐 지역사회를 선도하는 ‘중심대학’이 없다는 건 우리에게 좋은 기회입니다. 대부분 대학이 외지학생들로 스스로 이방인임을 자처하는 실정입니다. 저는 공약에서도 밝혔듯이 이달 중 산업대 추진위를 구성, 내년 3월 천안산업대학교로 개교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점차적으로 지역 학생들이 오고 싶은 대학으로 육성해 2010년 지역사회에 든든한 버팀목이 되는 대학으로 추진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