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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도 따뜻한 배려가 먼저다

등록일 2019년11월27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집수리 봉사, 연탄기부, 김장 나눔, 생활비 전달, 라면·쌀 기탁…’

최근 연말로 접어들며 각계에서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한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곳곳에서 따뜻한 미담이 전해오니 반갑고 고마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반면 언론사에 전해지는 훈훈한 미담소식 이면에는 마냥 아름답지만은 않은 불편한 장면이 종종 목격된다. 보여주기, 생색내기 기부의 흔적들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불편한 것은 한부모가정, 다문화가정, 독거어르신, 소년·소녀가장 등 사회에서 소외받는 어려운 이웃들을 찾아다니며 김장김치, 쌀자루, 라면박스, 돈 봉투 등을 건네며 기념촬영을 하는 장면이다.

돈 봉투 받으며 카메라 앞에 고개 숙인 어린학생의 표정이 불편해 보인다. 또 거동 불편한 노인을 찾아 손에 쥐어주는 쌀과 김치 너머로 보이는 표정도 불편해 보인다.

몇몇 기관·단체장은 수혜 대상자들을 자신의 사무실로 불러들여 장시간 불편한 연설까지 늘어놓는다. “어린 나이에 어려운 가정형편에도 불구하고…, 자식이 있어도 찾지 않아…” 당사자를 앞에 두고 가장 아프고 불편한 처지와 환경을 화제 삼아 말하며 위로가 아닌 상처를 주는 일도 목격된다.

실제로 최근 아산시의 어느 단체에서는 ‘11월 영양지원’ 이라는 인쇄물로 포장한 계란 한 판을 수혜대상자의 손에 쥐어 주고, 이불위에 앉아있는 모습을 촬영한 사진을 언론사에 배포했다. 카메라를 바라보는 사진 속 얼굴은 모자이크 처리돼 있었다. 그러나 그 사진은 보는 이에 따라 감동을 줄 수도 있고, 반대로 불편을 줄 수도 있다. 

기관이나 단체의 기부는 상당부분 특정기간에 집중된다고 한다. 사전조율 없이 현물로 전달하는 몇몇 물품은 중복될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유통기간이 제각각인 각종 식료품들은 변질도 우려된다. 

기업이나 각종 기관과 단체 또는 개인이 기부활동을 활발하게 하지만 정작 받을 사람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물품이 무엇인지 살피지 않는 경우도 많다. 심지어 부피 큰 라면상자나 쌀 포대 등 기념촬영을 위한 배경으로 쓸 목적으로 수혜자가 아닌 제공자들이 원하는 품목을 지정해 기탁하는 상황까지 발생한다.

기부는 더없이 아름다운 문화다. 그러나 기부에 앞서 상대방의 상황과 정서까지 배려하는 따뜻하고 착한자세가 먼저 필요하다. 

편집국장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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