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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경지대에 ‘희망의 꽃씨’를

등록일 2003년04월12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천안과 아산의 접경지대는 어떻게 형성돼 있을까. 기자가 발품을 팔며 4시간 가량을 다녀본 접경은 산과 고속철도를 매개체로 양분돼 있었다. 햇볕이 따사로운 오전 11시경. 백석동에서 음봉으로 넘어가는 도로에 ‘천안에 또 오십시오-천안시’라는 푯말이 눈에 띄었다. 천안 백석동과 아산 음봉면 사이 산길로 접어들자 누군가 몰래 버린 각종 쓰레기더미가 널려 있었다. 불당1통, 이른바 불무골이라 불리는 마을을 지나 길따라 가보니 탕정면 매곡3구 가소지에 다다랐다. 40대 초의 아주머니. 생활의 어려움을 물으니 “괜찮아요. 늘상 사는게 그렇죠” 하며 꾸밈없는 웃음이 화사하다. 가소지는 원래 40호가 넘게 살던 마을이었다는데 지금은 15호 정도만이 서로를 벗삼아 남아있다. 만도공조를 지나 매곡천과 만났다. 흐르는 물이 없다 보니 고인 물도 탁한 기운이 가득하다. 10여개의 폐타이어도 물속에 잠겨 오염을 부추기고 있었다. 뚝방 인접한 곳에서 논거름을 주는 장재리 주민(남·50대)에게 천안시 편입 주장을 물었더니 “예전에는 편입 주장도 했지만 안 해 주니까 요즘은 뜸해요. 차가 있어 큰 불편도 못 느끼고요” 한다. 지나쳐 왔던 매곡리나 장재리도 생활권은 거리가 가까운 천안이었다. 접경산을 중심으로 천안쪽은 풍족해 보이는 들녘이, 아산쪽으로는 각종 공장들이 산재해 있는 들녘이 연결돼 있을 뿐, 아직 접경지대를 이웃한 개발은 보이지 않고 있었다. 몇몇 도로만을 천안·아산의 접경지대로 연결해 줄 것이 아니라 접경산을 아름다운 산책로로 개발, 양 시민들이 이웃해 모이는 화합의 장, 만남의 장이 조성되면 얼마나 좋겠는가. 산을 넘나들며 반기는 건 원시림에 무성한 가시덤불 뿐. 이것들이 혹 휴전선을 상징하는 것은 아닌지, 하는 안타까움이 배어 나온다.
김학수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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