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 천안?아산 시민사회단체는 4일(금) 천안역 광장에서 침략전쟁 중단, 파병결정 철회의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국회 본회의 통과, 시민사회단체 반전열기 확산
첨예하게 대립됐던 이라크 파병안이 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한나라당은 찬성 1백45표에 반대 22표, 기권 5표인 반면 민주당은 찬성 49표에 반대 43표, 기권 4표를 보였다. 여권이 야권보다 훨씬 많은 반대표를 던진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이에 앞서 의료지원단만 파견하자는 파병동의안 수정안도 제기됐지만 찬성 44표, 반대 1백98표, 기권 14표로 부결됐다.
파병안 통과로 국방부는 6백명의 건설공병단과 1백명 규모의 의료지원단을 파병할 방침이다.
파병안이 가결되며 반전 평화열기도 무섭게 치솟고 있다. 전국적인 시위?집회가 뜨거운 가운데 천안도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이같은 열기에 동참하고 있다. 파병 반대입장을 보인 전용학(한나라당갑) 국회의원과는 달리 파병동의안에 힘을 실던 함석재(한나라당을) 국회의원은 시민?사회단체의 사무실 점거농성에도 불구,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천안도 찬반논쟁 제각각
‘누구도 전쟁을 찬성하진 않는다. 다만 국가 위기상황임을 고려할 때 미 동맹국에 6백여명의 파병지원은 어쩔 수 없다는 얘기다.’
파병 찬성자들이라 해서 절대 전쟁을 지지한다는 얘기는 아니라는게 이들의 입장이다. 찬성자들 또한 이번 이라크전이 명분없는 침략전쟁임을 인정하면서도 국가가 처한 상황, 즉 북핵위기의 원만한 타결은 절대 미국의 협조 없인 불가능하다는 입장과 6?25를 비롯, 오랫동안 우방국이었다는 것이 파병지지를 원하는 것이다.
전용학 국회의원측은 파병안에 대해 1일(화) ‘노 대통령이 파병을 밝혔지만 우리에게 어떤 국익이 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국민의 반대가 거센 만큼 명확히 국민적 명분과 합의를 얻지 못하는 한 반대 입장’임을 전했다. 그리고 2일 국회 본회의에서 ‘반대표’를 던졌다.
함석재 국회의원도 30일 일부 시민들의 반대입장에 난감해 하면서도 “북핵문제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현 국가상황을 고려, 소신껏 입장표명을 하겠다”고 밝혔으며 초지일관 파병에 대한 ‘찬성표’를 보였다.
이들 국회의원 외에도 지역 정가의 입장은 다양했다. 정일영 자민련갑 위원장은 반전평화와 침략전쟁 반대의 원칙에 앞서 국가를 수호해야 하는 현실의 중요성도 역설, “파병은 하되 1백% 의무병을 보내야 한다”는 수정동의안 입장을 보였다.
김세응(민주당갑) 제16대 노대통령 전선거대책위원장도 “인류의 보편적 가치로는 잘못됐지만 국가의 위기상황임을 감안 전략적 지원 개념에서 파병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국가위기를 강조해 현실적 이익을 앞세우는 이들과는 달리 민주노동당의 이용길 위원장은 ‘전쟁반대, 파병반대’를 강력히 외치며 민주노총 등 시민사회단체들과 연대, 각종 시위?집회에 앞장서고 있다.
시민반응도 제각각으로 나뉜다. 반전평화의 원칙론과 국가위기의 전략적 지원방안을 놓고 찬반이 갈리고 있는 것. 젊은이들은 원칙론이 강한 반면 장년기로 들어서면 전략적 지원에 고개를 끄덕인다.
정순자(45?구성동)씨도 “내 잘은 모르지만 나라가 위태롭고 우리가 어려울 때 미국이 도운 것을 생각하면 우리도 도와야 하지 않나”라는 견해를 보이기도.
김성헌 천안공업대학 교수는 “침략전쟁에 대한 찬반여부보다 더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며 “국가의 존망까지 내다보는 미래적 판단도 요구되는 만큼 원칙론과 현실론의 양자를 놓고 진지한 대화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국민이 선택한 대통령의 판단과 지금까지의 개혁적 마인드를 고려할때 신뢰를 바탕으로 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견해도 덧붙였다.
시민사회단체 ‘파병철회투쟁’ 천명
파병안이 통과되며 그동안의 논쟁은 일단락됐지만 끝난 것은 아니다. 시민?사회단체를 비롯해 지역 곳곳에서 들불처럼 번지는 반전평화, 파병반대의 열기가 과격해지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내년 총선을 두고보라’며 대대적인 낙선운동을 전개할 것을 천명하고 나섰다. 천안?아산지역 30여 시민사회단체는 4일(금) 오전 12시 천안역 광장에서 시국선언을 발표, ‘국민의 70%가 반대하는 미국의 이라크 침략전쟁에 한국군 파병은 살인행위와도 같다. 우리나라를 전쟁공범으로 만드는 파병결정에 통탄한다’며 파병결정 철회와 반전평화 운동을 범국민적으로 벌여나갈 것을 천명했다.
아직 지역 내에서는 파병안에 대한 찬반토론회 등은 열리지 않고 있으며 반대활동은 활발히, 찬성입장은 조용히 침묵하는 경향이다. 논쟁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