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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직원도 정규직 되는 그날 되길

등록일 2003년04월05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인터뷰-칼침사건 노동자 송성훈씨 지난 3월19일 아산시 인주면 소재 세화산업에서 월차를 내려던 비정규직 노동자가 상사의 칼에 찔리는 사건이 일어났다. 노동계는 이를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멸시라고 보고 사건을 비정규직 철폐운동 계기로 삼고 있다. 이에 칼에 찔린 송성훈(31·아산시 신창면)씨를 만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실태를 들어봤다. △칼에 찔렸을 당시 상황을 얘기해 달라. -지난 3월19일 11시경, 집안 일이 있어서 월차계를 냈다. 과장이 “지난 주 특근도 안 하고 월차까지 쓰느냐. 당신 맘대로 하려고 회사 들어왔냐”고 말하는 것이었다. 하도 어이가 없어서 “여기서 특근 얘기가 왜 나옵니까”라고 했다. 욕설이 오갔고 그 과정에서 임 과장이 목을 조르고 밀쳐 소파에 머리를 부딪혀 다치게 됐다. 졸린 목과 머리에 통증을 느껴 아산 G병원 신경과 진단을 받은 후 귀가했다가 통증이 심해져 입원하게 됐다. 8시경에 과장을 포함해 4명의 관리자들이 왔다. 과장이 아픈 데를 보자며 머리를 만지려고 하면서 “뭘 원하냐” “돈으로 해결할까”라는 등 파렴치한 말을 하기에 “당신과 얘기하기 싫다”고 말했다. 그러자 “야 이자식아, 니가 사람이냐”고 욕설을 하면서 어디 아픈 데를 보자며 덮고 있던 이불을 벗겨내려 했다. 반항했지만, 갑자기 발목을 끌어당기더니 “그러면 내가 안 아프게 해줄께”라면서 주머니에서 칼을 꺼내 두 차례 찔렀다. 미리 칼을 준비해 왔던 것이다. △평상시에도 하청노동자들한테 그렇게 하는가. -하청노동자들은 인간적인 대우를 거의 못 받는다. 과장이라는 사람은 평소에도 “당신들은 못 배우고 무식해서 이런데서 일한다”고 말하고 다니는 등, 하청노동자들을 동등한 인격을 가진 사람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 사고방식이 이런 사태를 낳았다고 본다. 월차도 맘대로 쓸 수가 없다. 한 달 전에 예약 월차를 내도 그때 상황이 돼야 쓸 수 있다. 심지어 예비군 훈련 때 빠졌다는 이유로 월차를 못 쓰게 하기도 한다. 개인 의사와 무관하게 전적으로 회사 사정에 의해 월차를 쓸 수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다. 월차를 예약하지 않고 쓰면 시말서를 써야 한다. 조퇴나 잔업 특근도 마찬가지다. 얼마 전 몸이 안 좋아 조퇴하겠다고 했더니 무조건 사람이 없어서 안 된다고 조퇴를 못하게 했다. 어디가 아프냐고 한번 물어보지도 않았다. 미리 얘기해도 빼기가 어렵다. 여러 번 얘기하고 면담을 거쳐 말다툼까지 해야 겨우 뺄 수 있다. 회사에서는 임금도 속인다. 원래 연장근로수당(잔업, 특근에 대한 수당)을 통상임금의 1.5배 주게 돼 있는데도 기본급의 1.5배로 준다. 한 달에 7~8만원 차이가 난다. 이렇게 당하는 것이 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들이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처음 파업을 하고 원청 노동자들도 함께 파업했는데 어떻게 바뀌기를 바라는가. -비정규직이라는 것 자체가 문제고, 비정규직이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내 하청 노동자들이 가장 박탈감을 느끼는 것은 더 험하고 힘든 일을 하는데도 받는 돈은 더 적다는 것이다. 어디 아프더라도 말한마디 하지 못한다. 비인간적 대우를 받는다. 이런게 없어져야 한다. 정규직 노동자들은 진짜 모른다. 3년정도 된 사람인데도 바로 옆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시급이 얼마인지 관심도 없고 모른다. 두 달 된 정규직 노동자가 5년 넘게 일한 비정규직 노동자보다 시급이 더 많다. 정규직 노동자들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자기보다 적게 받고 있다는 것을 알지만 자기 임금의 절반을 받는다는 사실을 모른다. 이번 기회에 비정규직 노동자의 실태가 알려지고, 정규직 노동자들이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되기를 바란다. 마지막으로 하청에 노동자의 권익을 지킬 수 있는 노조가 만들어졌으면 더 바랄 나위가 없겠다. △ 수술 경과는 어떤지. 3월20일 1시간 30분 정도 수술을 했다. 의사 말이 수술은 잘 됐다고 한다. 지금은 머리에 두통이 좀 있고 마취가 풀려 통증이 있는 상태다. 몇 개월간 병원에 더 있어야 하고 재활하는 데도 몇 달 걸릴 것 같다. 그래도 처음에 아산 G병원에서 들었던 것보다 상태가 심각하지는 않아서 다행이라 생각하고 있다. 빨리 퇴원해서 현장으로 돌아가고 싶다.
주아영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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