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천안지역이 봉서산 문제로 한동안 소란했다.
최근 들어 급성장하는 천안에 개발과 보존이라는 양자론의 충돌물로 떠오른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얼마 전까지 시민단체와 시청의 마찰로까지 비화된 본고의 봉서산 문제를 들 수 있다.
과거 세대에서는 개발보다는 보전이 우선순위라고 혹은 양자의 균형적 발전이 공존한 시절과 장소 등이 존재했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개발과 보존이 항상 양자대립 구도를 빚어 와서 지금에 이르렀다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닐 것이다. 이중 본고에서 다루고자 하는 봉서산 문제 또한 이러한 분류중의 하나이다.
여기서 다루고자 하는 것은 천안 지역의 역사지리 및 봉서산 풍수론에 대해 또다시 과거의 전철을 밟는 난맥(亂脈)의 오류가 난무하는 것에 대한 고계문(誥誡文)과 아울러 봉서산의 역사지리 및 풍수에 대해 올바로 다시 독자들에게 전달하자는 것이다.
먼저 독자들의 혼동을 막기 위해 서두에 밝힐 것은 “2003년 2월22일자 충남시사 248호 18면에 실린 ‘봉서산 훼손 생명체 죽이는 행위’라고 기재된 기고문에 대해서는 (가)기고문이라 명시한다.
(가)기고문의 내용 중 ‘천안의 안산(案山)인 봉서산’이라는 소제목 하에 봉서산을 설명하기 위해 “… 전략 … 태백산, 소백산 월악산을 거쳐 크게 명산을 일으키니 그것이 바로 속리산이다”라고 하며 백두대간에 대한 산줄기 개념론을 이야기하고 있으나 이는 실상 오류이다.
(가)기고문처럼 백두대간이 ‘태백-소백’ 구간을 경유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월악산이 백두대간의 본맥(本脈)이 아니기에 “월악산을 거쳐”라는 표현은 지리학과 풍수학의 대원칙인 산자분수령(山自分水嶺)에 크게 위배되는 것. 즉 “산은 물을 가르는 고개마루”라는 뜻이니 이 말은 월악산이 우리나라 산줄기의 모태인 백두대간의 본맥이 아니며 또한 그에 딸린 정간(正幹)과 정맥(正脈) 또한 아니며 곁가지이기에 분수령에 하등 관계없는 월악산이 백두대간의 본맥에 끼어들 전거(典據)와 근거는 어디에도 없는 것이기에 산줄기 개념론에 대한 크나큰 오류라 아니할 수 없는 것이다.
이것에 대한 것은 <신증동국여지승람>의 권14 충청도 청풍군의 산천조와 충주목의 산천조의 월악산을 통해서 <산경(山經)>표에 대비하고 현행의 국립지리원 발행 지도를 통해 육안으로 너무도 쉽게 구분할 수 있다. 그리고 (가)기고문에서 “성거산이 다시 천안 국세의 진산인 태조산을 일으키니 태조산이 바로 천안국세의 실질적인 주산이다”라고 주장을 하고 있지만 이 또한 천안의 진산에 대해 오류를 범하고 있다.
과거 천안의 진산(鎭山)은 <신증동국여지승람> 권15 충청도 천안군의 산천조에 왕자산(王字山)이라고 기록돼 있으며 실제로 그 왕자산을 중심으로 해 구천안의 산수와 풍수가 펼쳐져 있음은 재론을 요하지 않는다.
이것은 근조선 후기의 천안군 읍지인 <영성지>와 각종 천안 관련 읍지류를 통해서도 더욱 확실히 알 수 있다. 그리고 (가)기고문에 기고자는 천안의 안산을 “천안의 안산인 봉서산”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면 이 또한 오류라 아니할 수 없다. 봉서산이 어떻게 천안의 안산(案山)이란 말인가?
봉서산은 (가)기고자의 주장처럼 천안의 안산이 아닌, 천안의 다섯 마리 용 중 그 한 마리에 해당되는 산이었지, 천안지역의 역사지리의 풍수상 절대로 천안의 안산이 될 수는 없는 것이다.
왜냐하면 천안의 안산은 봉서산이 아니라 수조산(水潮山)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전거는 천안의 구읍지인 영성지에 아래와 같이 너무도 자세히 풍수학적 기록으로 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조산은 천안군의 동남2리에 있으며 왕자산으로부터 뻗어 왔는데 (천안군의) 안산으로 삼았다-원문- 水潮山; 在郡東南二里自王字山來爲案山-이라 해 천안의 안산은 봉서산이 아닌 수조산으로 명백히 전하고 있는 것이니 (가)기고문의 봉서산에 대한 안산 운운의 해당 내용은 구천안지역의 풍수지리에 대해 크나큰 오류라 아니할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봉서산의 산명에 대해 (가)기고문에서는 “봉서산(봉접산)은 천안의 안산이 되며”라는 주장을 하고 있으나 이 또한 산명에 대한 오류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봉서산은 원래의 뜻이 ‘봉황이 둥지에 날아드는 형국의 산’이라는 뜻이니 글자 그대로 ‘비봉귀소형(飛鳳歸巢形)’이라는 풍수용어가 적용돼 지어진 산명이다.
그런데 국립지리원 발행의 산지명 표기시 관련 문자의 오독(誤讀)으로 인해 서[捿=栖=棲=巢(소)]자의 통용자중 그 한글자인 서(捿)자를 접(接)자로 잘못 인지해 빚어지고 또 지역의 향토사가와 문화 관련 인쇄물들의 오자로 본산명인 봉서산이 봉접산 등으로 둔갑을 해 잘못 파생된 산지명임은 재론할 필요가 없다.
필자는 봉서산의 산명 풀이에 대해 본지의 지난 ‘1999년 10월2일 토요시사(현 충남시사)제75호 28면의 특별기고’ 내용으로 대략 풀이해 두었으니 그 기고문을 참조바란다.
끝으로 본고에 대해 (가)기고문자와 본고에 기재된 역사지리 사실 등 오류나 오해의 소지가 있다면 진의일진(眞義一進)하는 천안향토문화의 발전을 위해 언제고 지면 토론을 기대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