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최대 명절인 설날이 일주일도 채 남지 않았다. TV나 각종 쇼핑몰을 비롯해 백화점, 대형유통업체들은 일찌감치 명절특수를 놓치지 않으려고 앞 다퉈 경쟁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백화점이나 대형유통매장의 화려한 포장재와 편리한 쇼핑은 충분히 구매 욕구를 불러 일으킬만하다. 반면 백화점이나 대형유통매장에서 구매한 상품이 실속 없이 빈껍데기가 너무 요란하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너무 잘 알고 있다.
물품을 정리하다 보면 내용물보다 몇 배 더 큰 부피의 포장재를 처리하는 것도 만만치 않다. 공동주택 생활폐기물 분리수거대는 명절을 전후해 각종 포장재들이 산더미처럼 쌓이며 몸살을 앓는다. 스티로폼을 비롯한 각종 종이상자와 요란한 장식들이 즐비하다. 한순간 눈요기와 체면치레를 위해 너무 많은 자원을 소비하는 것이다. 이 모든 생산비용과 처리비용은 고스란히 소비자의 몫으로 돌아온다.
체면을 중시하는 사회에서 내용보다 형식과 겉치레를 지나치게 강요하며 우리 사회가 가지 말아야 할 방향으로 너무 멀리 와있지는 않은지 돌아봐야 한다.
반면 전통시장은 사람과 사람의 거래에 넉넉하게 퍼주는 인심과 덤도 느낄 수 있다. 화려한 장식도 없고, 포장은 투박하지만 무엇보다 가성비 만큼은 으뜸이다.
최근 (사)한국여성소비자연합 충남지회 아산소비자상담센터에서 설을 앞두고 차례상에 오르는 성수품 가격을 조사한 결과가 눈길을 끈다. 이들은 대형할인매장, 대형슈퍼마켓, 일반슈퍼마켓, 전통시장 등 유통업체들의 원산지 표기실태와 설 성수품 가격을 지난 22~24일까지 3일간 실시했다.
그 결과 업태별 설 차례상 예상비용이 대형할인매장이 20만8911원으로 가장 비쌌고, 대형슈퍼마켓 18만9510원, 일반 슈퍼마켓 18만7591원으로 나타났다. 가장 저렴한 곳은 전통시장으로 16만5332원으로 조사됐다. 가장 비싼 대형할인매장과 가장 저렴한 전통시장이 26.4%의 가격 차이를 보였다.
물론 전통시장을 이용하려면 주차를 비롯한 접근성 문제와 각종 편의시설 부족으로 인한 불편을 감내해야 한다. 또 일부 상인의 불친절이나 눈속임 등 개선해야 할 과제도 상존한다. 그러나 갈수록 많은 부분이 개선되고 있다.
상인은 ‘신뢰’로 소비자는 ‘착한소비’로 전통시장에서 만나 지역상권이 화려하게 부활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