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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두나-“큰맘 먹고 망가졌어요”

등록일 2003년03월22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영화배우 배두나(24)가 엽기소녀로 안방극장에 돌아왔다. 남들은 한 작품에 출연하는 것도 힘들다는데 그간 영화 ‘복수는 나의 것’ ‘굳세어라 금순아’ ‘튜브’ ‘봄날의 곰을 좋아하세요’ 등에 연달아 출연하면서 영화에만 전념하다 지난 12일부터 방영된 MBC 새 드라마 ‘위풍당당 그녀’에서 주인공을 맡아 열연하고 있는 것. 배두나가 M-TV 주말극 ‘엄마야 누나야’ 이후 2년 6개월 만에 드라마에 출연한다는 반가움도 잠시 그녀의 엽기 캐릭터에 ‘재 왜 저래?’ 하며 폭소를 터뜨리는 시청자들이 많을 듯하다. ‘위풍당당 그녀’에서 배두나의 엽기 행각(?)은 그동안의 미니시리즈 여주인공들을 꼽아보더라도 이보다 더한 캐릭터는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한 마디로 미니시리즈 내내 맘 잡고 완전히 망가진다. 배두나가 맡은 여주인공 은희는 외모 자체가 ‘무기’(?)다. 깻잎 머리에 교복 치마가 뜯어질 정도로 버스를 쫓아 뛰다가 콧물을 날리는가 하면 ‘짝퉁’ 아디도스 양말로 치장하는 등 촌스러움의 극치다. 외모뿐만 아니다. 고교 중퇴의 미혼모에다 생계를 위해 요구르트 아줌마에, 손수레를 끌고 ‘운동화 빨아요’를 외쳐대는 억척 아줌마. 미혼모인 은희는 혼자 아이를 낳으면서도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 진통을 할 때는 임신한 자기를 버리고 갈비집 딸과 결혼한 남자친구를 겨냥해 ‘이 죽일 놈, 갈비집 가스나랑 잘 사나 두고 보자’고 고래고래 악을 쓴다. 또 요구르트 배달을 하다가 교통사고를 당해 병원에 실려 가면서도 “아줌마 먹지 마세요, 아저씨 가방에 넣지 마세요”라며 땅에 떨어진 요구르트를 누가 훔쳐 갈까봐 걱정한다. 또 등에 아이를 엎고 길을 가다가도 마음에 드는 남자를 만나면 끝까지 따라갈 정도로 솔직 담대, 단순무식, 용맹다혈한 성격. 때문에 청순가련형의 여주인공이 별것 아닌 일에 눈물을 줄줄 흘리는 드라마보다는 신선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갖게 한다. 배두나가 연기하는 주인공 ‘은희’는 처음부터 그녀를 위한 역이었다. 김진만 PD는 “이 드라마는 배두나를 위한 맞춤 대본이다. 무조건 은희는 배두나가 맡아야 한다”고 말했다. 배두나는 은희에 대해 “못 생기고, 배운 것 없고, 애까지 딸려 있지만 참 꿋꿋한 성격”이라면서 “이번 드라마는 배꼽 잡게 하다가도 금세 눈물이 펑펑 쏟아지게 하는 드라마”라고 소개했다. 여배우라면 멜로 드라마나 영화의 청순한 이미지를 간직하고 싶으련만 왜 이런 역에 도전했을까. 역시나 배두나다운 대답이 나온다. “여배우들이 ‘망가지는 역’을 싫어하지만 저한테는 망가지는 사람이 아름다워 보여요. 그래서 즐기면서 촬영하고 있죠. 제가 망가지면 스태프들이 너무들 좋아하세요. 그럼 같이 기분이 좋아지고요.” 가장 어려웠던 건 역시 입에 익지 않은 경상도 사투리. 드라마 초반 은희가 경상도의 한 시골마을에서 자란다는 설정 때문에 “외국어 배우는 기분으로 사투리를 공부했다”고 밝혔다. 쓰러져 가는 식품회사를 배경으로 아옹다옹 툭탁거리면서도 은희와 사랑을 키워 나갈 엽기 상대역은 가수 겸 탤런트 신성우(35)가 맡았다. 여기에 동생 은희 대신 재벌가의 손녀 자리를 차지한 언니 금희(김유미 분)의 출생의 비밀을 쥐고 있는 자매의 첫사랑 지훈(강동원 분) 등이 등장해 드라마를 만들어 나간다. 콩쥐팥쥐나 신데렐라처럼 뒤바뀐 운명과 삼각관계 등 상투적 이야기가 적당히 버무려져 있는 드라마지만 배두나는 “‘에이, 또 그런 이야기?’라는 편견을 갖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다. 남자친구인 신하균 이야기를 꺼내자 요즘 서로 촬영이 바빠 얼굴 보기 어렵다며 울상이다. 각자의 연기 활동으로 어느 때보다 바쁜 두 사람은 얼마 전까지 배두나는 ‘위풍당당 그녀’의 지방촬영 때문에 전라도 등지를 돌았고, 신하균은 김희선과 영화 ‘화성으로 간 사나이’ 촬영 때문에 강원도 산골에 있는 바람에 생이별(?)을 했다. 요즘에도 한 달에 한두 번밖에 얼굴을 못 본다고. 하지만 사랑하면서 얼굴엔 꽃이 피었다. 요즘은 취미가 하나 더 생겼다. 십자수 놓기. 신하균의 휴대폰 줄을 손수 수놓아 만들어 선물하기 위한 것이다. 연기도 탄탄대로에 공인된 커플로 예쁜 사랑까지 하고 있으니 얼마나 행복할까만은 고민을 털어놓는다. 각자 멜로에 출연하다 보니 서로가 연인이라는 이미지가 사람들에게 각인되는 것이 편하지는 않다고. 한편 팬들은 앞으로 올 상반기 개봉 예정인 두 편의 영화와 연극에서도 배두나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지하철 테러가 소재로 사용돼 대구 참사의 영향으로 개봉이 연기된 블록버스터 영화 ‘튜브’와 올 상반기 내 개봉 예정인 ‘봄날의 곰을 좋아하세요’에서도 주인공으로 열연하는 그녀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또 앞으로 연극연출가 박근형씨가 준비 중인 연극에도 출연할 계획이어서 올 한해는 여러 분야에서 달라진 연기를 선보이는 배두나의 모습을 볼 수 있을 듯하다.
주간현대/이상미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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