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남은 장애인 체전 때 잘 하면 노무현 대통령께 복숭아 한 입 맛보게 할 수도….’
노 대통령이 장애인 체전에 참가한다는 가정하에 시설재배로 수확기를 두 달 앞당긴 수신 복숭아가 대접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일(월) “장애인 체전시 지역의 농·특산물 선물방안도 모색해 보라”는 성무용 천안시장의 말을 귀담아 듣던 정완식 수신면장이 “옳지” 하며 떠올린 생각이 ‘수신 복숭아’다.
“알고 보니 시설재배하는 몇 농가의 복숭아 수확철이 장애인 체전 시기와 맞아떨어지더라. 아마 5월에 생산되는 국내 과일로는 흔치 않을 것”이라는 정 면장은 11일(수) 재배농가를 찾아가 상담했다.
시설재배1호 김정권씨 ‘이젠 전국 브랜드로 승부’
‘복숭아 시설재배 국내 최초 성공’이라는 수식어가 따라 다니는 신지식인은 수신면 발산리의 김정권씨. 그는 7년 전 미개척지인 복숭아 시설재배를 각고의 노력 끝에 성공시키며 얼굴 가득 웃음꽃을 달고 있다. 지금은 만개한 꽃이 지는 때로, 손톱만한 열매가 머리를 내밀고 있다. “첫 출하시기는 5월 초순이 될 겁니다”라고 말하는 그는 몇 상자 못 따는 터라 8개에 13만원 정도 받아왔단다.
“본격 출하시기인 중순에는 상자당 3~4만원선에 거래돼요. 높은 가격대다 보니 수요자가 적어 본격 출하량을 소화하지 못하는 형편이죠. 오히려 우리가 낮춰달라 하고 있어요.”
어려움도 있다. 모든 과일이 그렇듯 시설재배 복숭아도 당도가 문제. “월봉(조생종)이라 당도가 10도를 넘지 않아요. 1도만 높일 수 있어도 좋을 텐데….”
성공 스토리 앞에는 아픔도 간직돼 있다. “오이농사를 지었었는데 96년 당시 전국적인 폭락사태가 빚어졌어요.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등 오이들이 쓰레기처럼 나뒹굴었죠. 에이, 딴 걸 해보자고 고민했는데 복숭아였어요.”
재배하다 보니 열매도 안 맺는 등 여러 문제점이 발생했다. 농업 시험장 등 전국을 수소문해도 자문받을 곳이 전무했다. 그만큼 복숭아 시설재배는 발상조차 하지 않았던 때였다.
“97년에 소문 듣고 제주도에 가봤다가 별 성과없이 차비만 낭비하기도 했죠.”
하나 하나 실패경험을 통해 노하우를 습득한 결과 3년 전부터 맛난 복숭아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그의 성공담은 금방 전국을 강타, 관심있는 사람들의 명소가 됐고, 전국 농업기술센터에서도 다녀가는 등 대단한 인기를 실감했다.
이제 인근 6개 농가가 3~4년 전 김씨를 따라 시설재배를 시작, 올해 첫 출하를 앞두고 있으며 목천에도 두 농가가 재배를 시작하는 등 시설재배 붐을 이루고 있다.
“전국적으로는 상당히 많을 거예요. 수시로 이곳을 찾아와 자문 구하는 이들도 많고… 머지 않아 시설재배를 통한 복숭아가 일반 시장에서도 쉬이 볼 수 있을 거예요.”
주변에서는 이제 ‘시설재배 원조’라는 이름을 달고 수신 복숭아의 브랜드를 전국에 전략적으로 알려야 한다는데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정권씨도 끄덕이며 “조만간 7개 농가 작목반을 구성해 전략적인 방안을 연구할 것”이라고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