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시 동남구 14.89%, 천안시 서북구 14.93%, 아산시 16.46%. 지난 8~9일 실시한 사전투표율이다. 이는 전국평균 20.14%에도 한참 뒤처지는 수치다.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실시한 사전투표에서 천안과 아산지역 투표율이 지나치게 낮은 것으로 나타나 시민들의 불명예가 우려된다. 특히 충남의 정치 1번가로 알려진 천안시와 충남에서 두 번째로 인구가 많은 아산시는 충청권 정치지형의 바로미터로 주목받아 왔다.
전국적으로 사전투표율이 가장 낮은 곳은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로 14.82%를 기록했다. 그 뒤를 이어 천안시 동남구와 서북구가 나란히 최하위 투표율을 기록한 것은 충분히 우려할 만하다. 특히 천안시는 보궐선거로 두 명의 국회의원까지 선출해야 하는 상황이다.
천안갑은 자유한국당 박찬우 전 장관이 선거법 위반으로 국회의원 당선무효 판결을 받아 재선거를 치러야 한다. 천안병은 양승조 전 4선 국회의원의 충남도지사 출마로 공석이 된 지역구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보궐선거를 치러야 한다. 천안갑 선거구와 천안병 선거구는 사실상 지방선거와 총선을 동시에 치루는 역대 최고의 선거판이 된 셈이다. 그렇지만 정 반대로 유권자의 관심과 참여는 전국 최저수준이다. 재보궐선거가 열리는 전국 12곳의 투표율을 비교해도 천안시의 정치참여는 가장 낮았다. ▶전남 영암·무안·신안 32.29% ▶경북 김천 32.13% ▶광주 서구갑 24.16% ▶충북 제천·단양 22.95% ▶울산 북구 22.61% ▶경남 김해을 21.53% ▶서울 노원병 20.11% ▶서울 송파을 19.46% ▶부산 해운대을 16.67% ▶인천 남동갑 16.35% ▶충남 천안병 15.69% ▶충남 천안갑 14.27% 순으로 최하위를 차지했다.
6월13일 천안시는 국회의원 2명을 비롯해 충남도지사, 충남교육감, 충남도의원 10명, 천안시의원 25명을 선출하는 역대 가장 큰 선거판이 열렸다. 이런 천안시를 전국이 주목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천안시민의 관심과 참여가 저조한 것은 생각해 볼 문제다.
시민이 무관심해지면 정치의 부정부패는 시작된다. 정치인은 참여하는 시민을 두려워하고, 참여하지 않는 시민에게는 관심조차 주지 않는다.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의 당락을 떠나 당당하게 투표하고 당당하게 요구해야 한다. 지지한다면 지지한다는 목소리를, 지지하지 않는다면 지지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당당하게 표현해줄 때 나의 삶에 작은 변화라도 생길 것이다. 6월13일 투표장에 가야 하는 이유다. 역대 최대 선거판위에 서있는 시민들은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확실하게 투표로 말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