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진 교수/순천향대병원 가정의학과
전 세계적으로 남성 사망의 16%, 여성 사망의 7%는 담배가 원인이다. 최근에는 흡연자의 50%가 암을 비롯한 흡연 관련 질환으로 사망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담배연기 속에는 10만 종 이상의 화학물질이 존재하며, 국제암연구소에서는 60여종을 발암성 물질로 분류했다.
암 30%가 흡연 때문에 생겨
암 발병원인의 약 30%가 흡연이다. 특히 남성 흡연자은 비흡연자에 비해 암 발병률이 높다. 폐암 4.6배, 후두암 6.5배, 식도암 3.6배, 방광암 1.9배, 췌장암은 1.7배다. 최근에는 급성백혈병, 자궁경부암, 신장암, 결장암도 흡연으로 위험이 높아진다고 알려져 있다.
담배연기 속 발암물질들은 폐를 통해 전신으로 퍼지며, 세포의 DNA를 손상시켜 돌연변이 암세포를 만든다. 암 진단을 받은 후에도 계속 흡연을 한다면 항암치료의 부작용이 증가하고, 암 재발 및 2차암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흡연양 적어도 치매 등 각종 질환 위험↑
흡연은 암 이외에도 심뇌혈관질환, 호흡기질환, 골다공증 등을 유발한다. 비흡연자와 비교하면 ▲하루에 1갑 이상을 피는 경우 관상동맥질환은 3~5배 ▲2갑 이상을 피는 경우 치매는 2배 이상 발병률이 높아진다. 흡연량이 많지 않아도 ▲뇌졸중은 2배 이상 ▲만성폐쇄성 폐질환은 3~5배 이상 ▲결핵균 감염은 2배 ▲허리통증은 5배 ▲류마티스 관절염은 1.5~4배가 증가한다. 이외에도 호흡기 감염이 더 잘 발생하고 인플루엔자나 폐렴으로 인한 사망할 가능성이 더 높다.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간접흡연에 의해서도 인지기능 저하나 치매 발생의 위험성이 커진다.
간접흡연은 물론 ‘3차 흡연’도 주목해야
간접흡연은 많이 알려져 있지만, 3차 흡연에 대해선 모르는 경우가 많다. 3차 흡연이란 담배가 연소되면서 발생한 독성물질이 피부, 머리카락, 옷, 실내 벽, 가구류 등에 들러붙어 담배연기가 없는 환경에서도 유해물질에 노출되는 경우를 말한다.
연기가 보이지 않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흡연자인 부모와 함께 거주하는 신생아의 혈액에서는 니코틴이 발견된다. 이는 부모가 실외에서 흡연을 하더라도 피부나 옷에 남아있는 독성물질이 신생아에게 직접 영향을 주거나 실내표면에 흡착되었다가 전달되기 때문이다.
실패 쉬운 금연, 약물치료가 성공의 지름길
담배의 유해성을 모르는 흡연자는 없다. 그러나 흡연 욕구를 이기지 못해 실패하는 경우를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실패가 계속된다면, 전문의를 통해 약물치료를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금연에는 약물치료법이 가장 효과가 높다고 알려져 있다. 바레니클린(챔픽스)은 금연을 위해 개발된 첫 번째 비니코틴성 약물이다. 2006년에 미국 식품의약품청(FDA), 유럽 의약품청(EMA)으로부터 안정성이 입증된 금연치료제이며, 전 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기존의 니코틴 대체제와 달리 흡연 욕구와 금단증상을 해소함과 동시에 니코틴 중독으로 인한 문제를 차단해 금연에 큰 도움을 준다.
금연은 혼자 시도했을 때보다 주변의 도움을 받았을 때 성공률이 약 4~6배 높은 것으로 많은 연구에서 밝혀졌다. 금연을 결심했다면 금연치료 전문 의료기관에 방문해 전문의의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