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많은 어린이들이 교통사고로 부모의 품을 떠난다.
작년 한해 부모의 곁을 떠난 아이만도 전국의 4백여명, 부상으로 신음하고 고통받는 아이만도 1만226명에 달한다.
해마다 사고 건수가 줄고 있긴 하나, 사망하는 어린이는 크게 줄지 않는다.
아산경찰서(서장 이청준)에 따르면 아산시의 경우 14세 이하 아동의 사고 중 2001년 52건 사고 중 부상이 63명, 사망이 6명이고 2002년에는 28건에 불과하나 부상 25명, 사망 5명으로 건수와 사망명수는 비례하지 않음을 볼 수 있다.
작년에 일어난 아산시의 대표적인 등하교길 교통사망 사건은 중학생이었다.
버스에서 내려 버스 뒤를 돌아서 횡단보도를 건너던 중 마주 오던 차가 학생을 발견하지 못해 N(16)군은 그 자리에서 사망했다. 다른 교통사고의 경우도 주로 집 앞이나 동네에서 일어난다.
아동행동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아이들은 집 앞이나 동네, 학교 등은 안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사고가 잘나는 때는 보통 학기의 중간쯤이고 시간은 오후 2시~4시쯤으로 보통 4~5월, 10월이 가장 교통사고가 많이 나는 때이다. 이때를 대비해 아이들의 안전교육을 감행하는 것도 좋을 듯.
특히 등교길보다는 하교길에 이런 사고가 빈번하다. 아이들의 정신이 해이해 지고 어른들의 관심이 적어질 때 사고도 쉽게 나는 것이다.
또 우리의 교통문화를 살펴보면 이같은 사고가 일어나는 것은 당연하다.
안전벨트 착용률은 90%를 넘지만, 아이를 태우는 차량의 ‘어린이용 카시트’ 장착률은 10% 이하다.
어른이 자신의 안전은 소중하게 여기면서 아이의 안전에는 무관심하다고 한다면 지나친 표현일까.
이선진 탕정초 학부형은 “어린이 보호구역 표지판이 있는 구간을 아찔할 정도로 빨리 달리는 자동차나 학교 담벼락을 타고 늘어선 불법 주?정차 차량을 보면 늘 가슴이 조마조마해진다”며 “무서운 차들과 해맑은 눈망울에 깜찍하게 웃음 짓는 아이의 모습이 오버랩되기 때문에 아찔함은 더하다”고 말한다.
운동 지각 능력이 덜 발달한 아이에게 빠르게 달려오는 자동차는 ‘저승사자’나 ‘괴물’과 다름 없다.
경찰의 안전대책
최근 경찰서도 교통안전의 사각지대인 어린이교통안전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교통안전 홍보책자를 각 초등학교 어린이집, 초등학교 중심으로 1천8백권을 배포하는가 하면 교통안전 홍보 CD인 소중한 약속, 교통대장 바로미, 교통요정 바로미 등을 파출소에 배급해 필요한 학교에 순회 홍보키로 했다. 또 눈물로 기록된 사람들이라는 교통사고로 잃은 어린들의 비디오를 가족들과 같이 볼 수 있도록 비치하고 있다.
또한 운전자의 사소한 교통법규 위반행위도 등?하교길 어린이들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학교주변에서 속도위반은 물론, 교통법규를 무시하는 어른들을 찾아내고 있다.
이것을 위해 등?하교길에 경찰, 학교지도교사, 녹색어머니연합회원으로 구성된 교통도우미를 활용해 어린이 교통안전 확보에 나서고 있다.
이청준 서장은 “어린이는 움직이는 빨간신호등” 이라며, “어린이의 교통안전은 우리 어른들의 몫이라고 강조, 운전자의 준법운행”을 당부했다.
프랑스의 어린이 보호지침
첫째, 어린이는 어른처럼 거리나 시간, 속도 등을 정확하게 인식할 능력이 없다. 그래서 자동차가 얼마나 빨리 달리는 지를 알지 못한다.
둘째, 어린이는 여러 가지를 동시에 생각하고 행동할 수 없다.
셋째, 어린이들은 자신들이 하고자하는 것에만 신경을 쓰고 그 외의 상황에 대해선 전혀 관심이 없다.
넷째, 어린이들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아이들은 죽는 놀이도 즐겨하기 때문에 죽음을 인식하지 못한다.
다섯째, 어린이들은 부모나 어른들이 곁에 있거나 집이나 학교 근처에서 놀 때는 아주 안전하다고 느낀다.
여섯째, 어린이들은 도로를 부모의 간섭이 미치지 않는 좋은 놀이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인도나 횡단보도는 절대적으로 안전한 지역이라 여겨 그곳에서도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는 생각은 결코 하지 않는다.
일곱째, 어린이들은 어른과 같은 시야로 볼 수 없다.
어린이들은 시야가 좁아서 오로지 자신 앞에 드러나 있는 것만 볼 수 있다.
여덟째, 어린이들은 어른과 같이 들을 수 없다. 어린이들은 소리가 어느 쪽에서 들려오는지 그 방향을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 그래서 자동차가 달려오는 소리를 들었어도 조심을 하지 않는다.
아홉째, 어린이들은 원인과 결과에 이르는 과정의 상관관계를 잘 이해하지 못한다.
달리는 자동차가 정지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거리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
빠른 속도로 질주해 오는 자동차들 속으로 자신이 뛰어들더라도 언제든지 차가 그 자리에 멈출 수 있다고 믿는 것이다.
열번째, 어린이들은 어른을 모방하길 좋아한다.
어른들이 도로를 횡단하는 것을 보고 아무런 위험 의식 없이 곧 그대로 따라서 하려고 한다. 하지만 멀리서 달려오는 자동차가 앞서 건널 때보다 훨씬 다가왔음을 알지 못하고 앞서서 어른이 무사히 건넜으니 자신도 그럴 수 있다고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