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산을 연고지로 활약 중인 무궁화축구단에 선수수급을 중단하겠다는 경찰청의 입장발표에 무궁화축구단은 물론 지역 축구팬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사진 아산무궁화축구단.
“경찰청의 일방적인 아산무궁화프로축구단 선수수급 중단 방침에 대한 즉각 철회를 촉구한다.”
최근 아산을 연고지로 활약 중인 무궁화축구단에 선수수급을 중단하겠다는 경찰청의 입장발표에 무궁화축구단은 물론 지역 축구팬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무궁화축구단측은 경찰청에 항의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아산시민을 비롯한 K-리그 축구팬들에게 관심을 호소하고 있다.
무궁화축구단은 10월17일 성명을 통해 “2018년 대한민국 축구는 러시아 월드컵을 통해 9회 연속 본선에 진출하고,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금메달 획득의 쾌거를 거뒀다”며 “이러한 결과를 얻을 수 있기까지 기반이 되었던 것은 22개 K리그 팀”이라고 밝혔다.
특히 선수들이 군복무를 하면서도 기량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이 돼준 아산무궁화프로축구단과 상주상무프로축구단이 그 배경이라고 주장했다. 올해 열린 월드컵과 아시안게임에서 활약한 황인범(22) 선수도 병역을 면제받아 대전시티즌과 계약하기 전까지는 아산무궁화축구단 소속이었다.
의경 축소·폐지는 ‘2023년’…선수수급 중단은 ‘당장’
지난 16일 천안시에서 열린 국가대표 평가전에서 아산지역 축구팬들이 대형 현수막을 내걸고, 아산무궁화축구단에 대한 선수수급 중단을 발표한 경찰청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사진자료 아산무궁화축구단.
현재 정부 방침은 군복무 대상자 감소에 따라 2022년까지 의무경찰 선발 인원을 단계적으로 줄여 2023년에 의경제도를 완전 폐지하기로 했다. 그러나 유예기간을 둔 채 점진적으로 줄여나가겠다던 정부 방침과는 달리 경찰청은 올해부터 아산선수를 모집하지 않겠다며 한국프로축구연맹과 아산무궁화프로축구단에 지난 9월15일 통보한 상황이다.
이에 구단측은 지난 2017년 1월 경찰대학, 아산시 등 3자가 체결한 아산구단 운영 협약서를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협약서에는 ‘협약을 계속 이행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사전에 3자 협의를 통해 설명해야 한다’는 사전협의 규정을 넣었음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무시한 처사라는 것이다.
현 상황대로라면 내년 시즌에는 14명의 아산무궁화프로축구단 선수와 아산무궁화프로축구단 산하 유소년 팀(U18, U15, U12) 모두 사라질 처지다. 프로선수들은 전역할 때까지 군대 의무복무 기간에도 축구선수로 뛸 수 있다는 믿음으로 아산무궁화프로축구단에 입대했다.
무궁화축구단 산하 유소년 3개팀도 불안
국가대표 평가전이 열린 16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아산지역 축구팬들이 아산무궁화축구단 존속을 위한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사진자료 아산무궁화축구단.
아산무궁화축구단 산하의 유소년 3개 팀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구단은 성명을 통해 “현재 경찰청의 무책임으로 14명의 선수들은 선수로서 뛸 곳을 잃을 위기에 놓였을 뿐만 아니라 아산무궁화프로축구단 산하 유소년 팀 선수들 또한 마찬가지”라며 “2019년 시즌을 준비하던 3개의 유소년 팀(U18, U15, U12)은 시즌 준비를 할 수도 없는 상황으로 어린 선수와 학부모 모두에게 큰 혼란을 가져오며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K리그의 파행, 잔류 선수들에 대한 무책임, 입대를 앞둔 선수들에 대한 일방적인 기회 박탈, 유소년 선수들의 진로 악영향 등 다방면에서 심각한 문제가 예견됐음에도 불구하고 경찰청은 오로지 자신들의 입장만 고수하며 이 모든 것을 구단에 떠넘기고 있다”고 비난했다.
경찰청의 갑작스런 통보에 아산무궁화프로축구단은 시·도민 구단을 검토 중이지만 사실상 어려움이 많다. 따라서 한국프로축구연맹과 아산무궁화프로축구단은 여전히 유예기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점진적으로 인원 축소를 통해 현재 복무 중인 선수와 입대를 준비하던 선수들의 불안과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이해관계자들의 피해와 혼선을 줄여야 더 많은 피해자가 발생하는 것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양승조 충남도지사-오세현 아산시장, 대안찾기 골몰
양승조 충남도지사와 오세현 아산시장도 현재 아산무궁화축구단에 대한 대안 찾기에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아산무궁화축구단의 해체가 불가피한 상황이 되자 충남도와 아산시도 대책마련을 고민하고 있다. 현재는 의무경찰 군복무를 통해 수급되는 선수들이기 때문에 연봉에 대한 부담은 없었지만, 프로구단을 운영하게 되면 선수 개개인의 연봉을 비롯한 구단운영비가 추가돼 예산부담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양승조 충남도지사와 오세현 아산시장도 현재 아산무궁화축구단에 대한 대안 찾기에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양승조 충남지사는 17일 아산시 출입기자들과 가진 기자회견에서 “경찰청의 일방적인 결정과 통보는 성급했다”며 “도민구단으로 운영하게 되면 직접적으로 세금을 투입해야 하는 부담감이 있지만, 도민의 만족도와 행복지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복안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세현 아산시장은 “광역지방정부 중 축구단이 없는 지역은 충북과 충남 두 곳 뿐”이라며 “아산무궁화축구단이 해체된다면 향후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경우의 상황을 두고 양승조 충남도지사와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아산무궁화축구단 측에서도 다각도로 최선의 선택을 찾기 위해 여러 관계 기관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구단 사업지원팀 신재영씨는 “내년 시즌 구단에 남을 14명의 선수들과 산하 유소년 팀 선수들 그리고 아산을 응원해주는 팬들을 위해서라도 구단이 존속할 수 있도록 많은 응원과 격려 부탁드린다”며 “한국 축구의 발전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아산무궁화프로축구단이 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