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공주에 있는 건설회사 창업주 일가가 이름만 올려놓고 십 수 년 동안 급여만 챙겼다(업무상 배임)는 의혹이 일고 있다.
건설회사 창업주인 ㄱ씨. 창업한 지 50년이 넘은 ㄱ씨는 건설회사 세 곳을 운영하고 있다. ㄱ씨의 사업체는 연매출 수백억원에 충청권 10위 규모에 달한다. ㄱ씨 일가는 3개 회사에 이름을 올렸는데 여기에는 ㄱ씨의 며느리와 두 사위, 외손자까지 포함됐다.
A건설회사의 법인 대표자는 ㄱ씨의 첫째 사위 아들인 외손자다. B건설회사의 대표는 ㄱ씨의 둘째 사위다. 건설업과 부동산임대업을 겸하는 C회사의 대표는 ㄱ씨의 둘째 사위 아들인 외손자다.
그런데 창업주를 비롯해 이들 일가가 근무는 하지 않고 이름만 올려놓는 방법으로 길게는 십수 년 동안 급여를 챙겼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회사 사정을 잘 아는 내부 제보자에 따르면 ㄱ씨는 지난 2005년부터 지난 7월까지 출근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B 회사로부터 약 13년 동안 매월 급여를 받았다. ㄱ씨는 C 회사도 출근하지 않았는데 지난 2009년부터 지난 7월까지 C 회사로부터 급여를 받았다. 양쪽으로 받아 챙긴 ㄱ씨의 지난해 연봉만 1억3000여만 원이다.
서울에 사는 ㄱ씨의 며느리 또한 회사에 출근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데 지난 2002년 2월 중순께부터 지난달까지 약 16년 가까이 급여를 받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ㄱ씨의 며느리의 지난 해 연봉은 8700만 원이다. 내부 제보자는 ㄱ씨의 또 다른 며느리도 A회사와 C회사로부터 각각 급여를 받았다고 말했다. A 회사로부터는 지난해 4월부터, C 회사로부터는 지난 2016년 말부터 급여를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ㄱ씨의 첫째 사위도 2015년 8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는 A회사, 이후부터 지난달까지는 B회사로부터 출근하지 않고 급여를 받았다. 지난 해 받은 연봉은 약 8700만 원이다. B회사 대표인 ㄱ씨의 둘째 사위도 지난 2003년 2월부터 2015년 4월까지 일하지 않고 급여만 받았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둘째 사위의 실제 근무 시작일은 지난 2015년 8월부터다. 이들 창업주 일가가 그동안 이름만 올려놓고 챙긴 급여는 최소 수십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내부 제보자는 “이름만 직원으로 올려져 있고 실제로 근무하지 않았다”며 “일하는 직원보다는 일하지 않는 일가 친척만 챙기는 창업주 일가의 행태를 보다 못해 제보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사측은 사실상 취재를 거부하고 있다. 기자는 지난 4일부터 회사 관계자에게 취지를 설명하고 확인을 요청했다. 그러나 사측 관계자는 “ㄱ씨가 서울 사무소에 근무한다”며 “그러나 ㄱ씨 연락처는 물론 서울 사무소 연락처 또한 알려줄 수 없다”고 말했다. 사측은 지난 14일부터는 아예 사무실 전화조차 받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