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열흘 앞두고 김가은(38?가명)씨는 결혼을 뒤로 미룰 수밖에 없게 됐다.
김씨가 한달 전에 저지른 실수로 인해 결혼이 이뤄진 것. 요새는 어쩌면 결혼을 못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마저 든다.
다방 여종업원으로 일했던 김가은씨는 몸하나 밑천으로 어렵게 돈을 모았다. 그런 가운데도 항상 자신을 격려하는 애인이 있었고, 이제는 둘이 한 가정을 이뤄 알콩 달콩하게 사는 일만 남은 것이다.
그러나 가은씨에게는 신체에 대한 커다란 불만이 있었다. 가슴이 작은데다 나이가 들어 얼굴에 탄력을 잃어 늙어 보인다는 것이었다. 고민 끝에 수술을 결심했지만 턱없이 비싼 성형비용을 충당할 수 없었다. 그러던 중 같은 업종에 일하는 친구 박연희씨를 만났다. 박씨는 싸게 시술해 주는 곳이 있으니 한번 받아보자고 제의했다. 자신도 이마가 동그랗게 보이는 시술을 했는데 괜찮지 않느냐면서. 가격은 얼굴 50만원, 가슴 200만원으로 일반 성형전문의료원보다는 25%에 지나지 않았다. 박씨의 얼굴을 보니 괜찮은 듯도 보였다.
이렇게 해서 의사면허도 없는 박모씨(38?주거부정)에게 시술받기에 이르렀다.
수술을 하고 난 뒤 김씨는 만족했다. 자신의 컴플렉스를 감추고 보니 수술 후유증으로 조금 몸이 아픈 것도 참을 수 있었다. 그러나 수술한지 한 달이 지나자, 이마가 잘 아물지 않았는지 피가 나오고 가슴이 답답하고 아팠다. 참고 견디면 나으리라 생각했지만 증세는 점점 심해졌다. 피고름으로 인해 눈도 못 뜰 지경이 됐다. 자신과 같이 시술을 받은 연희씨도 마찬가지로 이마에 피와 같은 통증을 호소해 왔다.
이들은 그제야 자신들이 어떤 과오를 범했는지 깨닫고 경찰서를 찾았다.
시술을 해준 박모씨(38)는 천안?아산 등지의 유흥업소에 돌아다니며 종업원 및 부녀자를 상대로 주사기를 이용해 유방과 얼굴에 무지방 액체를 삽입해 확대 시술을 해오다 덜미가 잡힌 것이다.
아산경찰서(서장 이청준) 조사결과 드러난 시술자만도 5명이고 박씨와 공모했을 것으로 알려진 P여인을 수사 중에 있다. 또한 경찰은 무지방 액체로 알려진 주사기를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의뢰했고 박모씨는 의료법 위반으로 긴급체포 해 구속된 상태로 법의 심판을 받게 됐다.
이 사건을 담당했던 아산경찰서 이대영 반장은 “불법확대시술로 좀 더 예뻐지려고 했던 잘못된 욕망이 빚어낸 웃을 수 없는 범죄다”라고 한마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