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월 120만평의 산림을 태웠던 광덕 무학리의 표고자목 피해 전경.
지난 한해 산불 노이로제에 걸렸던 천안시가 또다시 산불 집중발생 기간에 들어서며 바짝 긴장하고 있다.
지난해 크고 작은 산불은 총 24건으로 모두 봄철 건조기인 2월부터 4월까지 발생했다. 특히 2월에는 4건이었던 반면 3월과 4월 52일 동안 20건이 발생, 2·3일에 한 건씩 발발한 것으로 조사됐다.
산불이 휩쓸고 간 지역은 총 246만여평으로 웬만한 동 면적과 맞먹는다. 2001년 23만평(19건)의 피해 면적보다 10배나 많았던 지난해. 퇴임 무렵이던 이근영 시장도 아연실색, 밤낮 산불현장을 돌아다니며 안타까워 했었다.
이 때문에 시는 올해 12명의 유급진화대를 비롯해 인력과 장비를 충원, 체계화 정비로 산불 발생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주범 ‘밭둑 소각과 입산자 실화’
지난해 작게는 어린이 불장난으로 20여평 태운 것부터 120만평을 태운 곳도 있었다. 2월에는 뜸하다가 3월 들어 2일, 3일, 4일 3일 연속 산불이 발생했고 9일과 11일, 18일로 이어지며 점차 규모도 대형산불로 커졌다.
특히 3월은 밭둑 소각으로 인한 산불이 대부분을 이룬 반면 4월5일 5건과 이후 중순까지는 입산자 실화가 주를 이뤘다.
지난해 가장 큰 산불 두건이 모두 광덕 대평리와, 인접한 원덕리에서 발생했는데, 각각 120만평 넘게 태웠으며 대평리만 발화자를 찾아낼 수 있었다. 원덕리를 비롯해 전체 발생건수 중 9건이 발화자 미상으로 남겨졌다.
올해도 산불방지 관건은 밭둑 소각과 4월 5일·6일(식목일과 한식) 입산자에 대한 방지책에 달려있다.
산불예방 강화 ‘종전의 두배’
시는 종전의 산불예방활동보다 훨씬 강화된 인력과 장비를 보유하게 됐다.
지난해 산불에 놀란 시는 이번 산불발생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먼저 새롭게 투자된 사업은 12명의 유급 진화대다. 이들은 산불 계절인 봄?가을 산불진화 및 예방활동 전문인력으로 활동하게 됐다. 유급 진화대 운영비용은 6214만원.
이들 말고도 밭둑 소각의 원천봉쇄를 위해 전문인력을 고용, 사전에 논?밭두렁을 태워버릴 계획이다. 1120만원이 사용되는 이 사업은 산림연접지 위주로 3월20일까지 이들이 먼저 태워 농부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도록 한다는 것.
산불 취약지역에 무선국을 설치해 1백32대의 무전기가 원활히 소통, 산불 예방활동과 지휘통제를 효율적으로 이끈다는 계획이다. 무선기지국은 광덕면을 비롯해 난청지역에 총 10국을 설치하며 사업비는 3200만원.
산불 진화의 체계화를 위해서도 대책을 강구, 대형산불 발생이 잠재돼 있는 길목에 진화장비를 둬 신속히 초동 진화에 나설 수 있도록 했다. 지난해 광덕과 북면 두곳에 설치했고 올해 입장과 병천에 조만간 설치할 예정이다.
전문 산불진화차도 올해 2대를 확보하고 등짐펌프 50대, 방화복 20착, 진화장비 25세트 등 총 13종의 진화장비 확보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이외에도 무인감시카메라와 감시기동대, 기동타격대, 산불방지 홍보물 설치, 입산통제구역 지정 통제 등을 운영, 3월·4월 산불과의 전쟁에 만전을 기한다는 모진 각오를 다지고 있다.
비상소집은 우리 시가 최고
산불도 많이 나봐야 요령이 생기는가.
천안시가 ‘산불 비상소집방법’에서 전국 산불예방 우수사례에 올랐다.
산불 발생에 따른 공무원 비상소집시 종전에는 산불방지대책본부에서 각 부서 비상연락 책임자를 통해 개인에게 연락됐으나 지난해 시는 휴대전화 동시 문자전송으로 신속히 대처할 수 있었다.
당시 시 전직원 1천5백23명중 휴대전화 소지자는 1천4백36명으로, 시는 동시 문자전송으로 4월5일 동시다발로 발화된 광덕면 대평리 산불과 성남면 화성리, 수신면 발산리 등을 신속히 분산소집 배치했으며 진화 지휘에 있어서도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