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담당자에게 사정을 얘기하는 김회봉씨(좌).
주민설명회에 찾아온 김회봉(성정1동)씨. 관계자의 설명이 끝나고 질문의 기회가 주어지자 번쩍 손을 들고 장시간 열변을 토한다.
사연인 즉, 김씨는 현지개량 방식으로 추진되는 봉명3통지구에 일부 부지가 도로에 편입돼는 형편이다. 시에 협조적인 마음이었다는 그는 열받는 이유를 3가지로 설명했다.
예전에는 도로편입에서 빠졌었는데 이번에는 왜 들어갔느냐는 것과 미리 살 집을 구하러 아파트 분양을 받으려는데 기존 집이 있다는 이유로 우선권에서 밀려났다는 것이다. 또 편입부지로 자투리 땅은 28평 정도. 주거지역의 건폐율이 60％임을 감안하면 17평을 채 못 짓는다는 얘기를 꺼내며 20평이라도 짓게 해달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시는 ‘전에는 손으로 재다 보니 오차가 발생, 계획도로부지에서 빠졌나 보다’는 해명은 했지만 나머지 변명은 궁색했다. 아파트 분양건은 당시 실무자의 이해가 부족해서였을 것이라는 아쉬움과 함께, 20평을 짓게 해달라는 것은 법 규정에 없는 내용으로 들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결국 재정형편과 주변 여건의 고려없이 무조건 김씨가 당해야 할 몫. 자투리 땅이라 해서 매입하려는 사람도 없고, 설혹 김씨의 재정에 여유가 있어 주변 땅을 매입하려 해도 주변 토지주가 내놓지 않을 경우 난감해질 수밖에 없다.
보상은 오는 4월이고 착공은 6월부터니 움직일 기간은 얼마 없다는 얘기. 그 사이에 집은 허물릴 테지만 자투리 땅이 해결 안 되면 거리에 나앉아야 할 형편이다.
이번 현지개량 방식의 주거환경개선지구 내에는 김씨 말고도 이런 주민들이 일부 발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주민들도 김씨 말에 공감을 표하며 이 같은 선량한 주민 피해에 우려의 뜻을 보였다. 그리고 주민피해는 곧 사업추진의 지연으로 연결될 수 있어 하루빨리 개선되길 바라는 주민과 시행자측에 또 다른 피해를 줄 수도 있다고 김회봉씨는 말한다.
“사업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 같은데 이같은 형편의 구제방법이 없다면 어쩌란 말이냐. 만약 나 같은 피해자가 반대한다면 주민들은 반대로 우리를 가해자로 생각해 비난할 게 아니냐”고.
형평성을 갖고 만인에게 적용돼야 할 법 규정. 그러나 세밀한 배려 부족으로 보호받아야 할 선량한 시민을 피해자로 만드는 법이라면 시급히 개선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