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를 앞두고 예비후보자들의 공약발표가 쏟아지고 있다. 특히 시장·도지사 선거에 출마하는 예비후보자들의 공약이 하루가 멀다하고 발표되는 상황이다.
일찌감치 공약을 볼 수 있다는 것은 유권자 입장에서도 나쁠 리 없다. 어떤 예비후보들이 어떠한 공약을 내놓고 있는지를 알고, 공약을 통해 후보의 가치관과 미래관을 읽을 수 있으니 당연히 반길 일이다.
하지만 좋지 않은 것도 있다. 현재 거론되는 후보들은 정당공천을 통해 ‘절반’ 정도가 도전을 포기하게 된다. 포기하는 사람들까지 정보를 알고, 그들의 공약을 살펴보게 되는 것이 한편으로는 상당히 번거로운 일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국회의원 선거라면 한 개의 선거만 치르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지만 이번 선거는 동시지방선거다. 도지사, 시장, 도의원, 시의원, 도교육감 선거에 재·보궐선거까지 후보자들을 선택해야 한다. 한 개 선거당 적게는 두세 명에서 많게는 대여섯 명이 나서는 선거에서 각각의 후보들이 쏟아내는 공약은 ‘정보의 홍수’가 되기 십상이다.
공약은 좋은 내용도 있고 예산낭비 사례로 보이는 것도 있다. 다분히 주관적인 내용도 있으며, 잘 알지 못한 형편에서 잘못 내놓는 경우도 있다. 정당에서 만들어낸 정책을 자신의 것인 양 공약으로 약속하기도 하고, 상대방을 헐뜯는 수단에서 비롯된 가짜공약도 있다. 이런 실정에서 정당별로 대표선수가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전 유권자를 대상으로 하는 공약발표는 자칫 혼란을 야기시킨다.
천안·아산 시장선거만 해도 각 예비후보가 부문별 공약발표를 내놓고 있다. 언론을 통해 발표되는 수많은 공약들은 검증조차 되지 않은 채 유권자들의 관심과 지지를 모은다. 그러나 공천경쟁을 통해 본선에도 오르기 전 떨어지는 예비후보들도 있고 보면 유권자 입장에서는 헷갈릴 수밖에 없다.
바라건데, 같은 선거 경쟁자들 대상으로 비교할 수 있도록 같은 날 공약을 발표하는 것은 어떨까. 아니, 같은 선거가 아니라 같은 선거의 공천경쟁자들의 공약을 비교하는 것이 더 나은 공천자를 뽑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정당별로 공천자가 가려졌다면 이젠 선거당선자를 위한 경쟁자들의 공약비교가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공약을 내놓는 것은 상대방과의 공약비교를 통해 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당연히 비교우위를 갖도록 같은 선거구 후보들이 ‘한날한시’에 맞춰 공약을 발표한다면 후보뿐 아니라 유권자에게도 유익한 일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