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워도 외투를 마음대로 입을 수 없어요”-64.7% / “머리 모양이나 색깔에 대한 규제가 심해요”-74.9% / “점심시간에도 휴대전화 사용을 못해요”-94.5% /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친구들이 체벌당하는 것을 목격했어요”-58.4% / “같은 학생인 ‘선도부’가 또 다른 학생을 감시하고 통제해요”-67.3% / “성적이나 외모 때문에 학생회 임원으로 출마할 수 없어요”-55.3%
충남지역 중·고등학생들이 처한 현실이다. 충남어린이책시민연대가 충남청소년인권더하기, 충남공익활동지원센터와 공동으로 ‘충남학생인권실태조사 보고서’를 작성해 작년 11월 발표했다.
보고서를 통해 본 교실 안 풍경은 학생들이 학교에서 어떤 인권침해를 경험하는지, 복장과 두발 등 각종 규제부터 학생자치권 보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를 폭넓게 보여주고 있다.
학생 설문조사를 맡았던 한 활동가는 “학교에 대해 학생들의 전반적인 인식과 학생인권침해를 정당화하는 사회적 통념에 대해 학생들은 스스로 어떻게 생각하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며 “한 마디로 ‘감시와 통제, 원칙 없는 차별’에 숨 막힌다고 하소연하는 학생들이 많았다”고 했다.
보고서는 조사 설계부터 청소년주체가 직접 참여하고, 다양한 시민의 목소리를 담았다. 2017년 12월22일 충남학생대표단은 ‘충남 학생인권 실태조사 보고서’를 분석하고, 학생인권을 보장받기 위해 충남교육감과 직접 면담을 가졌다. 학생대표단은 ‘충남학생인권실태조사 보고서’에서 드러난 심각한 학생인권의 현실을 직시하고, 지금 당장 해결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촉구했다.
학생대표단은 교육당국에 8대 과제를 다음과 같이 제시했다. ▷외투규제 폐지 ▷두발·화장 규제 폐지 ▷휴대전화 압수 중단 ▷모욕감과 수치심을 유발하는 언어폭력 및 체벌 금지 ▷기준과 원칙 없는 벌점제도 폐지 ▷학생이 학생을 감시하고 통제하는 선도부 폐지 ▷성적으로 피선거권 제한하는 차별중단과 학생자치활동의 실질적 보장 ▷교사와 학생 모두 실질적인 인권교육 시행 등이다.
학생대표단의 8가지 요구 중 아직까지 단 한 가지도 개선되지 않은 학교가 즐비하다. 학생을 관리와 통제의 대상으로 여겨 숨 막히는 교실을 계속 이어갈 것인지, 학생 개개인의 인권을 존중하면서 교육환경을 개선할 것인지 이제 충남교육을 책임진다고 6·13 지방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이 대답할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