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땐 굴뚝에 연기나랴’ 라는 속담이 있다. 굴뚝에서 연기가 나는 것은 불을 피웠기 때문이다. 단순한 이치다. 만약 어떤 일, 또는 어떤 사람에 대해 부정적인 사례들이 자꾸 들려오면 문제가 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 최근 구본영 천안시장에게 적용될 수 있는 말이기도 하다.
거의 10년간의 도전 끝에 천안시장이 된 그를 바라보는 시선에 우려가 있었다. 오랫동안 도와줬던 주위사람들에게 보은할 기회가 주어진 건 그에게 다행스런 일일지 몰라도, 지역사회는 이 때문에 불합리한 일이라도 생길까 걱정스러웠다.
시장이 되고서 시정을 운영함에 있어 미숙한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도 공무원으로 살아온 내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대체로 무던하고 무난한 여정. 권위의식도 없어보여 공무원 사회나 지역사회에 ‘원만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원도심도 활성화 기회를 얻고, 각종 규제나 구태한 정책들도 새롭게 고쳐나갔으며 위민행정을 펼치며 각종분야에서 우수한 점수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계속 들려오는 부정적인 마찰은 그를 좋게 평가하기에 몹시 거슬렸다. 특히 ‘인사문제’에서 계속 잡음이 들려왔다. 의회의 우려섞인 시선을 받았지만 조례를 바꿔가면서 정무직 직원을 뒀으며, 시립예술단 예술감독 자리도 시장의 입김이 있었음이 떠돌았다. 선거때 시장을 도왔던 사람들이 만든 연구소가 천안시정의 여러 일을 맡아 처리하는 것도 시선이 곱지 않았다.
결정적으로 천안시체육회 논란들은 구 시장의 현재 입지를 위축시킨다. 성추행 사건 은폐논란에 이어 인사특혜, 불법정치자금 수수건 등이 불거진 것이다. 시는 국장과 감사관까지 나서 수습하려 했지만, 최근 전 시체육회 부회장이 기자회견을 열어 그같은 문제가 사실이라는 점을 밝혔다. 거기다 보훈회관 인사특혜까지 고발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앞길에 험로가 예상되고 있다.
구 시장은 자신을 도왔던 사람들에 대한 보은뿐 아니라 향후 법으로 보장된 ‘3선연임’을 위해 사람관리가 필요하고, 그래서 무리수를 둘 수밖에 없다는 일각의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아직 구 시장에게 죄가 있다고 단정할 순 없다. 구 시장은 ‘명예훼손’ 등 법적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일련의 일들을 바라보는 지역사회는 ‘찝찝함’을 금할 수 없다. 그간 좋지 않은 소문이 돌고있음을 구 시장도 모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좋은 건 좋게 흘러가야 한다. 후에 구 시장에게 아쉬운 점으로 남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