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가 기간제 여성 직원이 낸 성희롱 민원을 '성희롱이 아니다'고 결론 내리자 충남지역 여성단체가 대책협의회를 구성하고 본격 대응에 나섰다. 이들은 진정 사안에 대한 특별감사를 통한 재심의와 실태 전수 조사를 요구했다.
충남과 대전, 세종 지역 여성시민단체들이 '충남도 공무원 성희롱사건 해결을 위한 대책협의회'(아래 대책협의회)를 긴급 구성했다. 대책협의회에는 천안여성의전화, 한국여성유권자충남연맹, 대전성폭력상담소 등 17개 단체가 참여했다.
이들은 21일 성명에서 "이번 사안은 행위자가 자신의 지위와 위계를 이용해 피해자의 권리에 직접적인 침해를 입힌 명백한 범죄행위"라며 "충남도성희롱고충처리위원회가 피해자의 입장을 헤아리지 못하고 '성희롱이 아니다'고 판단한 데 대해 깊이 우려한다"고 밝혔다.
앞서 충남도 기간제 여성 직원은 상급 남성 공무원이 회식 자리에서 '키스해주면 연봉을 올려주려고 했으나 키스를 안 해 줘서 연봉을 깎을 것'이라고 말하는 등 상습적으로 성희롱했다며 진정을 제기했다. 하지만 충남도성희롱고충심의위원회는 최근 "피해자가 행위자의 말을 오해해서 생긴 것으로 보인다"며 성희롱을 인정하지 않았다.
“피해자 입장서 문제 해결되지 않아, 성평등 지수 하위권”
대책협의회는 “성희롱 여부를 판단할 때의 기준은 피해자의 관점으로, 단 한 차례라 해도, 명시적인 의사 표시가 없어도 성립된다”며 “이번 충남도의 처리결과는 피해자의 입장에서 어떠한 문제도 해결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대책협의회의 이 같은 언급은 충남도가 사안에 대해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다는 인식에 기초한다. 이들이 특별감사를 통한 재심의와 충남도 공직사회의 성희롱 실태 전수조사를 촉구하고 이유다. 이들은 또 충남도의 최근 3년간 예방교육 현황도 밝힐 것을 요구했다.
대책협의회는 “충남도는 여성가족부가 2008년부터 매년 발표하는 성평등지수에서 5년 연속 하위권에 머물고 있다”며 “이번 사안에 대해 피해자의 입장에서, 피해자의 권리회복이 될 때까지 연대하고 행동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