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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봉사, 우리도 합니다-70∼86세로 3년전 결성, 청소,잡풀제거 등 궂은 일 앞장

등록일 2003년02월15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노인자원봉사대 이종대 회장 “우린 전국 최고령 자원봉사대입니다.” 11일(화) 2001년 여름, 31명으로 출발한 최고령의 ‘자원봉사대’를 이끌고 있는 이종대(82?쌍용2동) 회장댁을 찾았다. 훤칠한 키의 이 회장은 젊은 시절 자랑으로 한참을 보낸 후에야 자원봉사대 활동 얘기로 돌아섰다. 봉사대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봉사자 연령은 70~86세까지다. “내가 시작했지. 각 노인회와 가가호호 방문을 통해 ‘남은 생 보람있게 살다 가자’고 부추겼지. 경로당에만 앉아있는 것보다는 훨씬 낮지 않겠어.” 처음엔 5천원이 별것 아니란 생각에 회비 5천원씩 걷으면 웬만큼 운영될 거라는 계산을 했지만 오래전에 경제수단을 잃어버린 노인들에게는 5천원을 내면서 봉사한다는 것이 많은 부담으로 다가왔다. “1년간만 유지했어. 더 이상 회비 걷기가 뭐 했지. 2년째는 ‘10원도 내지 말아라. 내가 식사 정도는 제공할 테니까’ 말했지. 이후는 내가 부담했는데, 매주 모임마다는 못하고 달에 한 번 정도, 그리고 추석이나 설 때 간단한 선물을 해주는 정도야.” 이들 활동은 젊은이들 못지 않았다. 매주 쌍용2동 관내의 대표적 공원인 이즈마트 옆 소공원을 청소하고 주변 도로변의 잡풀들을 제거했다. 또 가끔씩은 라이프 공원까지 청소하기도 했다. 아이들의 교통안전 확보에도 만전을 기했다. 이들은 거리를 돌아다니는 아이들에게 ‘잘 건너가라’ ‘차 조심해라’ 등 그들의 부모처럼 안전교육에 노력했다. “평상시 말고도 각종 시 행사시 가만 안 있어. 장갑과 쓰레기 봉투 들고 행사 주변 곳곳을 청소하고 다니지. 삼거리문화제나 시민체전 등은 빼놓지 않고 다니는 행사장이야.” 이종대 회장의 헛헛한 웃음 뒤로 건강한 마음이 전해졌다. 함께 자리했던 며느리도 “아버님이 활동하시니까 생각도 맑고 더 건강해지시는 것 같아요” 한다. 활동 3년차에 접어든 지금, 걱정도 생겼다. 자칫 더 이상 활동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고민이 남아있다. “한동안 내 부담으로 식사하곤 했어. 하지만 나도 용돈받는 늙은이 아냐. 처음 취지대로 ‘말 그대로 자원봉사하는 거니까 남한테 손벌리지 말자’ 했지만 갈수록 힘들어. 지금까지는 통틀어 한끼 식사제공 받은 것 밖에는 없지. 이제 우리 봉사대가 유지되려면 시장에게라도 손 내밀어야 할 것 같아.” 이 회장 얘기를 들으니 주변 관심이 너무 적은 것은 아닌지 하는 안타까움이 있다. 건전한 노인 여가선용, 특히 지역사회를 위한 일에 뛰어든 최고령 노인들이 단지 ‘월 20여만원’에 발목잡혀 해체해야 할 상황까지 고려해야 하는 것이다. “작년 크리스마스 때 식사와 양말선물을 한 후 겨울철은 쉬고 있지만 앞으로 어떻게 될 지 모르겠어. 생각으로는 활성화시키고픈 의지는 있는데….” 겨울 추위에 웅크린 전국 최고령 자원봉사대, 그러나 2003년도에는 경제적 빈곤으로 활동의 꿈마저 위축되고 있다.
김학수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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