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를 나흘 앞둔 지난 1월25일 ○모씨(34)는 괴차량에 치어 목숨을 잃었다.
아산경찰서가 현장 확인 결과 이씨는 목과 다리가 부러졌을 뿐 당시 응급조치만 취해졌더라도 한 달이면 병원에서 퇴원해도 괜찮을 경미한 부상이었다.
사건 개요는 괴차량의 운전자 권모씨(25)가 신창면에서 득산동으로 차를 몰던 중 길가를 걷고 있던 ○씨를 발견하지 못하고 치었으나 응급조치도 취하지 않은 채 현장에서 도주한 것. 사고 시간은 자정. 목 부상으로 ○씨는 부상을 입고 움직일 수 없는 상태에서 네시간을 추위와 아픔과 싸우다 아무에게도 발견되지 못한 채 숨지고 말았다.
응급병원에 연락만 했다면 살 수 있었던 ○씨는 그렇게 안타까운 서른네살에 인생을 마감해야 했다.
아산시에서는 매월 교통사고로 인해 5~6명이 운명을 달리하고 있다. 이중 한명은 뺑소니에 의한 사고로 목숨을 잃고 있다. 한해에도 이런 뺑소니 사고는 1백30건에 달한다.
도로 곳곳마다 걸어 놓은 사고 목격자를 찾는 광고는 이런 뺑소니 사고의 전유물이기도 하다.
아산 경찰서(서장 이청준)에 따르면 사고 운전자들의 대부분이 무면허나 음주운전자로 사고가 나면 처벌을 두려워한 나머지 도주한다는 것.
그러나 더욱 큰 문제는 살 수 있는 사람도 사망으로 이르게 하는 생명경시 풍조다.
2001년 뺑소니로 인한 사망자는 5명, 부상자는 2백20명이고 2002년에는 사망 4명에 1백81명이 부상을 당했다.
대부분이 응급구호를 필요로 하는 사건이나 가해자가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도주해 피해자의 부상 및 치료가 늦어지기 일쑤다.
아산경찰서의 황관주 경사는 “가해자들 대부분이 무보험, 음주, 무면허 등 위법 사안을 안고 있어 신고나 응급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는 또 하나의 사고를 유발시키는 것으로 솔직한 심정으로 도주를 하더라도 응급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가까운 병원에 연락이라도 해주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또한 아산경찰서는 뺑소니를 하면 징역 2년에서 5년으로 중형이 취해짐으로 사고가 날시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특히 가벼운 사고인데도 뺑소니를 치고 도망할 경우 전과나 재산상의 손실이 더 우려된다는 이같은 충고를 아끼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