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V 수목드라마 ‘눈사람’(김도우 극본·이창순 연출)의 여주인공 공효진이 신인 같지 않은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다.
‘눈사람’에서 형부를 사랑하는 처제 ‘연욱’으로 나오는 공효진은 언니의 죽음 이후 형부를 향한 가슴 시린 사랑을 잘 소화해내고 있다. 이전에도 사실적인 연기로 많은 마니아 팬들을 거느리고 있던 공효진이지만 최근 방영되고 있는 ‘눈사람’에서 그녀만이 보여줄 수 있는 ‘공효진표’ 연기의 진가를 보여주고 있다는 평. 대선배이자 공인된 ‘연기파’ 조재현의 연기에도 절대 눌리지 않는다. 최근 iMBC 웹리서치에서 이뤄진 설문조사에서 공효진 캐스팅이 잘됐다는 의견이 46%로 조재현을 6%포인트 앞서기도 했다.
‘눈사람’의 시청자 게시판에는 공효진의 연기에 대한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1편부터 빼먹지 않고 ‘눈사람’을 보긴 했지만 어제 공효진씨 연기는 조재현씨를 능가하는 듯했는데 제가 잘못 봤나요? 어제 효진씨 연기는 가히 압권이었습니다. 연기인지 진짜 흐느껴 우는 건지 분간이 안 되더군요.”(SEOK0926)
“어제 정말 많이 울었답니다. 드라마 보고 울긴 정말 오랜만인 것 같네요. 아직 신인인 공효진씨의 연기력이 그렇게 대단할 줄은 정말 몰랐어요. 살려내라고, 살려내라고 하며 우는 모습에 정말 코끝이 찡하더라고요. 앞으론 열렬한 팬 될랍니다.”(SJH5743)
“공효진씨 연기 정말 감동입니다. 너무 리얼하네요. 정말 실제 같습니다. 지금 드라마 보고 있는데 정말 슬퍼요. 눈물 나옵니다. 너무 연기를 잘해서 감동이 크네요.”(이정은)
이런 열연 때문인지 요즘 ‘눈사람’은 ‘제2의 네멋대로 해라’라고 불린다. 지난해 방영되어 급속도로 마니아 층을 양산한 ‘네 멋대로 해라’가 종영됐을 때 게시판엔 이런 글이 올라왔다. “이제 무슨 낙으로 살죠. 향후 10년 안에 이런 드라마를 또 만날 수 있을까요? 아마 어려울 것 같은데….” 그런데 10년은커녕 채 1년도 지나지 않아 똑같이 마니아들이 열광하는 ‘눈사람’이 등장한 것.
그동안 그녀가 출연한 작품 중?고등학생으로 나오지 않은 것이 없었다. ‘눈사람’ 역시 마찬가지다. 공효진이 맡은 ‘연욱’은 고1부터 시작해 26세까지 성장한다. “제가 벌써 스물셋이랍니다. 연욱을 충분히 이해할 나이죠.”
그녀는 “처음엔 언니랑 더 오랫동안 함께 살았는데, 어떻게 형부를 사랑하게 될까 고민했었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상황을 생각해보니 점점 이해가 갔단다. 덕분에 공효진만이 할 수 있는 연욱을 잘 연기해내게 됐다고.
드라마에서 공효진의 인기는 여러 곳에서 나타났다. 공효진의 팬카페도 1만명 정도였던 회원수가 1만8000여명으로 늘어난 것. 모든 작품을 직접 선정한다는 공효진은 자신의 팬카페(cafe.daum.net/ kisskiss1004)를 통해 “이번에도 작품을 잘 결정했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용. 승범이랑 예쁘게 응원해주셔서 더 행복합니다. 사랑에 답례할께용. 고마워요, 여러분!”이라며 팬들의 성원에 답례했고 “이야기가 너무너무 슬퍼지니까 옆에 휴지 꼭 두고 보세요”라며 앞으로의 슬픈 사랑 이야기를 예고했다.
공효진은 CF에서도 연타석 홈런을 날렸다. 한 달 새에 무려 4억5000만원의 CF 꾸러미를 건져 올렸다. 공효진은 드라마인기 바람을 타고 줄줄이 광고 계약서에 사인하고 있다.
신호탄은 유니레버의 땀냄새 제거용품 광고로 지난해 말 1억원(6개월)에 계약했고 이어 남양유업의 바나나 생딸기 우유 광고로 1억5000만원(6개월), 스포츠 용품 브랜드인 르카프 광고로 2억원(6개월)을 거푸 챙겼다. 특기사항은 현재 몸값이 ‘눈사람’에 출연하기 전과 비교했을 때 2백% 상승했다는 사실이다. 르카프 광고에서 받은 2억원은 정상급 빅모델이 받는 최고 수준의 모델료다. ‘눈사람’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것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공효진은 광고계에서 코믹하고 엽기적인 소녀로 주가를 올렸다. 그러나 이제는 ‘눈사람’의 개성 있는 멜로 연기에 힘입어 CF에서도 강인하면서도 성숙한 여성의 이미지로 변신하고 있다.
언제까지나 발랄하고 통통 튀는 왈가닥에, 엽기적인 여배우의 모습일 줄만 알았던 공효진은 요즘 한결 부드러워졌다. 아직 ‘성숙’이라는 단어를 갖다붙이기에 이른 감이 있지만 그래도 ‘느낌’ 자체가 달라졌다. 새해 들어 스물셋, 여성미를 물씬 내뿜을 나이이기 때문일까. 영화배우 류승범과의 알콩달콩 사랑 덕분일까.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의외로 공효진의 취미는 십자수. 공효진은 “사실 예전부터 십자수를 즐겨했지만 사람들은 상상을 못하는 것 같아요”라고 말하기도. 의상도 점점 여성스러운 것에 눈이 간다. 시상식에서 드레스 입는 것을 싫어했지만 이제는 ‘어떤 스타일을 입을까’ 생각해보기도 한다고.
2월 말 ‘눈사람’이 끝나면 6개월 정도 푹 쉬며 ‘잠수함’을 탈 생각이다. 다음 영화 작품을 고르기 위해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기회가 닿으면 해외여행을 다녀올 생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