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농산물도매시장에서 기증받은 과일들을 분류 작업하고 있다.
백석 장로교회(목사 최인광·사진)와 병천 신성교회(목사 서태상)가 함께 하는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 천안지단이 설을 맞아 ‘사랑의 과일 나누기’ 행사를 벌여 주위에 훈훈한 사랑을 퍼뜨렸다.
사랑의 과일 나누기는 이번이 세 번째로, 천안 농수산물 시장에서 내놓은 감, 배, 포도, 메론, 바나나, 참외, 수박, 사과, 귤 등 각종 과일 4백50여상자를 관내 어려운 시설과 불우이웃에게 골고루 나눠주었다.
“작년 1월 처음 시작할 때는 상회 두 곳에서 딸기만 4백50상자, 9월 추석 때는 사과와 배 2백상자를 내주었는데 이번엔 상회 네 곳이 이 행사에 동참했습니다. 더구나 이번엔 다양한 과일을 주셔서 불우이웃들에게 풍성한 베품을 전할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연합봉사단 단장인 최인광 목사는 1차 때부터 함께 한 대풍상회와 천일상회, 그리고 이번에 참여한 솔뫼과일, 오복상회에 감사의 말을 전했다.
최 목사는 이 행사를 처음 시작하게 된 동기에 대해 “아는 선배 목사가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 시장에서 시작해 2천여 상자를 기증받은 것을 보고 ‘나도 해봐야겠구나’ 생각해 시행하게 됐다”고 전했다.
“처음엔 안 될 거라는 생각도 들었죠. 근데 막상 말을 꺼내니까 기다렸다는 듯이 ‘우리도 설 세러 가면 과일처리가 필요하다’며 두 상회가 동참해 줬어요.”
올해는 재래시장도 나가봤는데, 마침 행사 6일 전 갑작스런 추위로 과일이 어는 등 상인 피해가 막심했다. “우리도 먹고 살기 힘들다”는 푸념도 들으며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고생은 막심. “1월31일은 오후 2시에 나가 밤 12시를 넘어 끝났어요. 2월2일에도 나갔는데 오후 3시부터 밤 10시가 돼서야 끝났습니다. 모두들 힘들었죠. 하지만 나 하나 고생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나눌 수 있다는 보람이 몇 곱절 커요.”
최 목사는 초등학교 4학년 아이 일기도 자랑삼아 보여줬다. 거기에는 여기저기 다녀 힘들었지만 도울 수 있어 좋았다는 문구로 채워져 있었다.
“이 일에는 10여명의 교인들 도움이 컸어요. 서부아프리카 선교사인 한 진 목사님과 문정미 선교사님도 도와 주셨구요. 또 이종기 담당님을 비롯해 쌍용2동사무소 직원들도 고생하셨죠.”
이번 사랑의 과일 나누기 세 번째 행사에는 ‘의류 나누기’도 곁들였으나 호응은 적었다. “다음에는 ‘생선 나누기’도 함께 해볼 생각이에요. 이번 행사에 동참한 이들이 느낀 것은 ‘어려운 이웃들이 필요한 건 바로 사랑이구나’ 하는 것이에요.”
서울에서 부목사로 생활한 최 목사가 천안과 인연을 맺은 것은 10년 전. ‘록큰롤’에 대한 청소년 강의를 맡으면서다. 처음 백석동 현대아파트 지하 7평 예배당에서 시작한 사역이 이제는 60여명의 교인을 두고 새 예배당 건축의 소망을 안고 있는 최 목사. 그는 약간 모아진 의류를 갖고 조만간 새벽 역 앞, 추위에 웅크린 20여명의 노숙자에게 전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주시는 분들의 성의를 봐서라도 제일 가치있는 곳에 쓰여야 한다고 봅니다. 주시는 분들은 물질적으로, 우리는 몸으로 뛰면서 도와야 할 곳에 전해주는 사명을 감당하는 거죠. 좀 더 많은 이웃들이 소외계층에 관심을 갖고 사랑을 주고받는 사회가 됐으면 하는 희망을 품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