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택 민주당 을지구당 위원장이 당원들과 함께 천안시청 기자실을 찾아와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한 때 한솥밥 먹던 사이가 왜 이리 서먹해졌을까.
전용학 국회의원(한나라당 천안갑)이 지난 1월28일 시 재향군인회 정기총회에서의 축사 내용에 민주당원들이 발끈,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강도 높은 비판을 하고 나섰다.
민주당은 일부 축사내용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는 말을 사용하며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에 대한 인신공격이나 허위비방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전 의원이 노 당선자가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거나 바라는 것처럼 발언한 것, 북핵문제 해결에 원칙없이 퍼주고 달래는 정책만 생각하는 것처럼 표현한 데 대해 분개했다.
정재택 민주당 을지구당위원장은 “지금이 어느 시대냐. 이제 새로운 정치를 펼쳐야 할 시기에 상대 당이라 해서 아직도 일국의 대통령까지 허위 비방하는 것은 낡은 정치의 표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축사 내용으로 ‘경솔한 사람’이 돼 버린 전용학 의원은 “대꾸할 가치도 없다”며 일축한 것으로 박백순 정책실장은 전했다. 박 실장은 “전 의원의 발언은 당론에 입각한 발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면서 오히려 그런 것으로 성명서까지 발표한 민주당의 저의를 궁금해했다.
한때 한솥밥을 먹으면서 서로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던 사이가 당이 바뀌면서 이해도 함께 사라진, 정치현실의 한 단면을 보는 것 같아 씁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