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시에 거주하면서 아산시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반대로 아산시에 살면서 천안시로 출퇴근 하는 직장인에게 천안·아산의 정치행정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천안시에 있는 백화점이나 지하상가 또는 전통시장을 이용하는 소비자, 반대로 아산시에 위치한 전통시장, 온천, 맛집을 찾는 소비자에게 정치행정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아산시에서 태어나 천안지역으로 진학한 학생, 반대로 천안시에서 태어나 아산지역으로 진학한 학생에게 정치행정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아산시민이 밤 늦게 천안에서 술 한잔하거나, 반대로 천안시민이 아산시에서 모임을 한 후, 대리운전이나 택시를 이용해 행정구역을 넘어야 하는 상황에서 정치행정은 오히려 두 도시의 시민들을 불편과 부담만을 강요한다. 그 결과 정서적 거리감과 함께 무분별한 지역감정까지 조장한다.
천안지역 또는 아산지역 내에서 이동하는 거리보다 천안-아산 경계를 넘나드는 거리가 더 짧은데도 불구하고 ‘행정구역’을 넘나든다는 이유로 더 많은 사회적·경제적 비용이 지출된다면 이는 정당한 것인가.
두 도시의 시민들은 이미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 하나의 생활권을 형성하고 있는데, 그동안 정치나 행정논리가 적용되면서 두 도시의 시민들에게 알게 모르게 배타적 감정을 심어줬는지도 모른다.
천안시와 아산시가 갈등을 겪었던 KTX 역사명칭을 비롯해, 택시사업권이나 각종 대중교통 체계, 정치문화는 두 도시를 하나의 생활권으로 살아가는 시민들에게는 걸림돌일 뿐이다.
지난 27일 아산시청 상황실에서 구본영 천안시장, 복기왕 아산시장, 천안시 시내버스업체 3개사 대표, 아산시 시내버스업체 2개사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KTX천안·아산역 시내버스 공동사업구역 협약식을 개최했다.
그동안 갈등을 겪었던 KTX천안아산역 주변 시내버스 문제를 해결하고 시민들의 대중교통 편의를 향상시키기 위한 상생의 길을 걷겠다는 것이다. 매우 환영할 일이다.
두 도시는 이미 지난 2월12일 ‘천안·아산 시내버스 단일요금제’ 협약을 맺고 시행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이번 협약을 계기로 두 도시 시민들의 행복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물꼬가 터지길 기대한다. 시민의 눈높이로 보면 못할 일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