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하늘과 황금들녘이 어우러진 충남 아산시 외암민속마을의 가을풍경이 장관이다.
황금들녘과 어우러진 초가지붕. 외암민속마을 주민들은 추수가 끝나면 이엉을 새로 엮어 지붕갈이를 한다.
파란 하늘과 황금들녘이 어우러진 충남 아산시 외암민속마을의 가을풍경이 장관이다.
지난 주말에 이어 오는 주말까지 외암민속마을을 둘러싼 단풍과 어우러진 가을풍경이 절정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때맞춰 제18회 외암민속마을 짚풀문화제가 지난 20일~22일 3일간 아산시 송악면 외암민속마을에서 열렸다. 우리 선조들은 짚풀만 있으면 모든 생활도구를 만들어 사용하는 것이 가능했다.
외암마을 주민들은 연중 가장 큰 행사로 초가지붕을 엮어 겨울나기 공사를 하는 것이다. 또 바구니, 짚신, 멍석을 비롯한 각종 생활도구도 만들었다. 외암민속마을에서는 자연에서 채취한 짚풀을 이용해 생활을 이어가던 선조들의 지혜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짚풀문화제는 아산시를 대표하는 가을 축제로 전통을 계승하고 자연을 이용해 살아온 조상의 슬기와 지혜를 후손들에게 알리기 위해 매년 10월 열리고 있다.
외암마을과 저잣거리에 설치된 무대에서는 마당극, 널뛰기, 줄타기 등 다양한 민속공연이 펼쳐져 볼거리를 제공했다. 또 공연관람 뿐만 아니라 관광객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재연, 공연, 전시, 시연,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마을 입구에 익살스럽게 생긴 허수아비들이 가을여행객을 맞아준다.
마을 입구에 장식된 허수아비와 풍요를 상징하는 거대한 쌀가마 지게.
짚풀놀이터에서는 짚으로 만든 짚풀미끄럼틀, 미로, 그네, 통나무다리, 등 각종 놀이를 즐기는 어린이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투호, 화톳불체험, 짚신과 계란꾸러미 체험장도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개울가에 마련된 메기잡기 프로그램은 추억을 떠올리며 어른들이 많이 참여했다. 특히 현장에서 직접 잡은 메기를 모닥불을 피워 구워먹을 수 있어 많은 가족들을 행사장으로 불러 모았다.
이밖에도 전통관혼상제 행사를 비롯해 과거시험 재연행사, 떡메치기, 다슬기잡기, 물레방아 체험 등 조선시대 생활풍습을 직접 눈으로 보고, 체험할 수 있었다.
외암민속마을은 짚풀문화제행사가 끝난 이후에도 아름답고 넉넉한 가을풍경을 보여주고 있다. 돌담을 휘감아 오르는 담쟁이 넝쿨은 단풍들어 울긋불긋하고, 초가지붕위에 놓인 노랗게 늙은 호박과 나무에 매달린 감이 조화를 이뤄 그림 같은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시끌벅적한 마을축제가 끝나고 조용한 가을풍경을 감상하고 싶은 여행객에게는 오히려 이번 주말 여행이 최적기로 꼽힌다.
담장위에서 늙어가는 호박과 초가지붕이 어울려 한폭의 그림을 이룬다.
외암민속마을 입구에서는 여행객들이 손으로 직접 벼를 수확해 타작하는 체험을 할 수 있다.
구불구불 마을 돌담길 5300미터
외암민속마을의 유래는 조선시대 중엽 명종(1534~1567)때 장사랑이던 이정 일가가 낙향해 정착함으로써 예안이씨 집성촌으로 출발한 것으로 알려져 500년 가까운 역사를 자랑한다.
마을은 설화산 등에 기댄 배산으로 삼고 마을 앞에는 작은 냇물이 흘러 전형적인 배산임수 지세에 자리잡고 있다. 내를 가로질러 놓인 다리를 건너면 왼쪽에 소나무숲과 아담한 정자가 있어 쉼터 구실을 한다. 외암민속마을은 낮은 돌담장이 정겨움을 더한다. 집집마다 둘레둘레 길모퉁이를 돌아가며 쌓은 담장 길이를 모두 합하면 5300m나 된다.
이곳은 무엇보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며 실제로 대를 이어 주민들이 살고 있다는 점에서 민속촌을 비롯한 여타 박물관과 다르다. 마을입구 물레방아 모퉁이를 돌면 집집마다 초가와 기와집 앞에 경운기와 승용차가 나란히 주차돼 있다.
외암마을은 설화산 등에 기댄 배산으로 삼고 마을 앞에는 작은 냇물이 흘러 전형적인 배산임수 지세에 자리잡고 있다.
신분에 따른 전통복을 차려입은 청년들이 방문객들을 위해 기념촬영을 해주고 있다
외암마을의 핵심 건축물이며 상징이기도 한 건재고택은 이정의 6세손으로 조선후기 성리학자인 이간(李柬, 1677~1727) 선생이 출생한 가옥으로 18세기 말 외암선생의 후손인 건재(健齋) 이욱렬 공이 현재 모습으로 건립했다고 전한다.
고택의 구성은 문간채, 사랑채, 안채를 주축으로 우측에 광채와 가묘, 좌측에 곳간채가 배치됐고, 주위에 자연석 돌담과 한식 담장을 두르고 있으며, 담장 밖에는 초가로 된 하인집이 있다.
설화산을 배산으로 산세를 따라 서북향으로 건물을 배치했고, 계곡에서 흐르는 명당수를 유입해 고택의 정원수와 방화수로 이용하고 있다. 집집마다 물길을 연결한 것은 500년 전 선조들이 오늘날의 상하수도 원리로 마을 설계에 반영했다.
사랑채의 앞 정원은 학의 모양을 한 연못을 중심으로 작은 계류가 형성되어 있으며 괴석과 노송 등 많은 수목으로 꾸며져 있다. 우리나라 반가와 정원과 변천사를 볼 수 있는 접견점이 매우 뛰어난 가옥이다.
외암민속마을은 1988년 전통건조물 보존지구로 지정된데 이어 2000년 국가지정문화재 중요민속자료 제236호 지정, 2009년 세계문화유산 잠정목록에 올랐다.
나무와 짚으로 엮어 만든 어린이 놀이터
수확을 마친 들녘에서 마을 주민이 지붕에 얹을 이엉을 엮고 있다